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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잡히면 '최대 사형'"…군부 비판 미스 미얀마의 기구한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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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태국에서 열린 미인대회에 출전해 쿠데타 군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미스 미얀마가 본국 송환 위기에서 벗어났다.

태국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미스 미얀마 한 레이는 공항에서 약 일주일간 머문 뒤 자유의 몸이 돼 캐나다로 가게 된 것이다.

방콕포스트는 27일 여권 무효로 송환 위기에 몰린 한 레이가 난민 지위로 캐나다 망명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한 레이는 이날 밤 대한항공을 이용해 태국을 출발,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환승해 캐나다 토론토로 간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2020 미스 미얀마로 선발된 한 레이는 지난해 3월 방콕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인터내셔널 대회 결선 무대에서 미얀마의 참상을 전하면서 국제 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미얀마 양곤대 심리학과에 재학중인 그는 대회에서 "세계의 모든 국민은 조국의 번영과 평화를 바란다"며 "지도자들은 자신의 권력과 이기심을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외치기 위해 거리에 나설 때 나는 이 무대에서 제 시간을 이용해 똑같이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설 중 중간중간 눈물을 참으며 말을 잇지 못하는 그는 힘들게 "목숨을 잃은 모든 시민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며 "다음 세대를 위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클 잭슨의 '힐더월드'(Heal the World)를 수화와 함께 부르며 연설을 마쳤다.

이후 한 레이는 안전을 우려해 미얀마로 돌아가지 않고 약 1년 동안 태국에서 머물러 왔다. 그러다 지난 21일 베트남 방문 후 다시 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그 이유에 대해 태국 이민국은 "한 레이가 입국에 필요한 비자를 소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일 이대로 미얀마로 송환되면 한 레이는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미얀마 군정은 저항 세력에 무자비한 중형 선고를 이어왔으며, 지난 7월에는 반체제인사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도 공개적으로 군정을 비판한 한 레이를 반역죄로 기소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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