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가수로는 네 번째, 여성 그룹으로는 최초의 메인 앨범차트 1위다. 발매 첫 주 미국에서만 10만 2000여장이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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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가 K팝 걸그룹 역사를 새로 썼다. 미국 빌보드는 25일(현지시간) 블랙핑크가 지난 16일 발매한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K팝 가수가 빌보드 정상에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BTS)·슈퍼엠·스트레이 키즈에 이어 네 번째다. 여성 그룹이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것은 2008년 미국 대니티 케인의 ‘웰컴 투 더 돌하우스’ 이후 14년 만이다.
블랙핑크 “영광의 순간” 소감
음악 분석 회사 루미네이트(옛 닐슨뮤직)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본 핑크’는 미국에서 발매 첫 주 10만 2000여 장이 팔렸다. 실물 음반 판매량이 7만5500장,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횟수를 음반 판매량으로 환산한 TEA와 SEA가 각각 2만5000장, 1500장으로 집계됐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 기준 한 주 동안 214만 장이 판매된 ‘본 핑크’는 지난 24일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서도 1위에 오르며 양대 팝 차트를 석권했다. 두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아시아 여성 아티스트는 블랙핑크가 처음이다. 글로벌 음악 시장 전체를 기준으로 해도 양대 차트 동시 석권은 2001년 데스티니 차일드 이후 21년 만이다.
블랙핑크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한층 진화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우리 블링크(팬덤명)가 만들어준 영광의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빌보드는 “올해 앨범 차트에서 1위에 오른 두 K팝 앨범이 대부분 한국어인 것과 달리 ‘본 핑크’는 대부분 영어로 된 앨범”이라고 짚었다. 앞서 3월 발매된 스트레이 키즈의 미니 6집 ‘오디너리’와 6월 발매된 방탄소년단 앤솔로지 앨범 ‘프루프’와의 차이점으로 꼽은 것이다.
블랙핑크가 지난 16일 발매한 정규 2집 ‘본 핑크’로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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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핑크’는 수록곡 8곡 중 4곡이 영어 곡이다. 가사 대부분이 영어로 구성된 타이틀곡 ‘셧 다운(Shut Down)’은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일주일간 3918만6127회 스트리밍되며 지난 23일 K팝 최초로 ‘위클리 톱 송’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는 2018년 미니 1집 ‘스퀘어 업’이 ‘빌보드 200’ 40위에 진입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미니 2집 ‘킬 디스 러브’ 24위, 2020년 정규 1집 ‘디 앨범’ 2위 등 K팝 걸그룹 신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8180만 명으로 전 세계 아티스트 중 1위다. 1집 수록곡 ‘아이스크림’으로 2020년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 13위에 오른 이들이 종전 최고 기록을 경신할지도 관심사다.
블랙핑크 ‘본 핑크’와 같은 날 발매된 NCT 127 정규 4집 ‘질주’도 ‘빌보드 200’ 3위에 올랐다. 통상 해외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다른 팀과 발매일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과 달리 정면 승부를 벌인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K팝 팬들 사이에서는 ‘올해의 빅매치’로 꼽히기도 했다. 발매 첫 주 154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질주’는 미국에서 한 주 동안 5만8500장 상당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NCT 127은 지난해 정규 3집 ‘스티커’로도 3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미국 음반 톱10, 6개가 K팝
방탄소년단이 2018년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첫 정상에 오른 이래 6장의 앨범으로 1위를 기록하면서 빌보드 앨범 차트 내 K팝의 존재감은 확연하게 커졌다. 올해만 에스파·에이티즈·트와이스(3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세븐틴(4위), 엔하이픈(6위), 있지(8위) 등 10개팀이 ‘빌보드 200’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트와이스 나연의 첫 솔로 앨범도 7위에 올랐다.
루미네이트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내 음반 판매량(단일 앨범 실물 CD 기준) 상위 10개 중 6개가 K팝 앨범이다. K팝 그룹이 전 세계 음악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셈이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음악 시장 총수입은 259억 달러(약 36조원)로 전년 대비 18.5% 성장했다. 한국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K팝이 메인 스트림에 진입한 것은 물론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며 “1980년대 일본 시티팝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훗날 2020년대 음악산업을 돌이켜보면 K팝의 시대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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