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위, 최근 60여기 재조사 중 DNA 대조로 신원 확인
‘계엄군에 의해 암매장 추정’ 시민 유골 발견 42년 만에 처음
5·18기념재단과 문화재 발굴 기관 전문가들이 2017년 12월 옛 광주교도소 북쪽 담장 인근에서 5·18 당시 암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찾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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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 가운데 1기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됐던 시민으로 확인됐다.
5·18행방불명자로 인정된 85명 중 암매장됐던 유골이 확인된 경우는 42년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5·18행방불명자 6명의 유골이 확인됐지만 ‘무명열사’로 묻혔다가 뒤늦게 DNA 분석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였다.
2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진상조사위)는 최근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에 대한 DNA 대조 결과 1기의 신원을 확인했다.
5·18진상조사위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 242기 가운데 162기의 DNA 분석 결과를 넘겨받은 뒤 국과수와는 다른 유전자조사기법(SNP)으로 재조사를 진행해왔다. 최근까지 60여기를 조사했는데 이 과정에서 1기가 행방불명자 A씨의 가족과 DNA 정보가 99.9998% 확률로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골들은 2019년 12월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공동묘지에서 무더기로 발굴됐다. 5·18진상조사위는 이 유골들의 DNA를 5·18행방불명자 신청을 한 가족 377명에게서 채취한 유전자와 비교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5·18진상조사위는 또 다른 2기도 행방불명자의 유골일 수 있다고 보고 교차분석을 진행하고 있어 추가로 행방불명자의 유골이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5·18 당시 행방불명된 후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확인된 것은 42년 만에 처음이다. 정부로부터 5·18행방불명자로 인정된 사람은 84명이다. 이 중 유골이 확인된 경우는 2001년 망월동 묘역에 ‘무명열사’로 묻힌 유골 12구를 국립5·18민주묘지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6명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들은 유골이 있었지만 당시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인해 신원이 뒤늦게 확인된 경우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행방불명자는 계엄군에 의해 암매장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3공수여단이 주둔했던 곳으로 그동안 시민 암매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혀왔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그동안 추정만 있고 밝히지 못했던 5·18 암매장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번을 계기로 5·18의 못 밝힌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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