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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르포)”전동화 대응, 과감한 선투자가 돌파구”…‘모터코어 강자’ 노리는 서진캠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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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업력 캠샤프트 外 사업 다각화 추진

냉간압입 기술로 모터 소음·진동 저감 계획

과감한 선투자 후수주로 사업 재편 의지 피력

12차례 간담회 현대차 그룹 지원도 ‘든든’

헤럴드경제

내연기관 구동계에 들어가는 캠샤프트만 23년 간 만들어 온 서진캠은 최근 전기차 시대 새 먹거리로 구동모터 코어와 로터샤프트, 로터 어셈블리로 정하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서진캠이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역설계한 전기차 모터.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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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지난 22일 찾은 SECO 서진캠 연구소에는 현대차·기아와 글로벌 완성차 전기차의 모터를 벤치마크한 샘플이 가득했다. 구동모터의 핵심 축인 코어와 모터의 회전 운동을 바퀴 축으로 전달하는 로터 샤프트 설계와 생산 기술을 쌓기 위해 서진캠 연구진들이 흘리는 땀방울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서진캠은 서진산업의 캠샤프트 사업부가 1999년 분사해 만들어진 곳으로 내연기관 캠샤프트와 연속가변밸브듀레이션(CVVD) 캠샤프트 등을 만들어 오면서 탄탄한 업력을 쌓은 현대차그룹 1차 협력사다.

캠샤프트는 엔진의 회전에 맞춰 흡·배기 밸브를 열고 닫아 주는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23년 업력의 서진캠을 떠받쳐 온 핵심 제품이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흐름에 따라 매출 규모가 정체하거나 최악의 경우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게다가 서진캠은 현대차그룹 매출 비중에 80~90%에 달하다보니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빠른 전동화 속도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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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캠은 구동모터 코어 등 신 사업에 그동안 축적해 온 캠샤프트 제조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서진캠 평택공장에서 로봇이 캠샤프트를 제작하고 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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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석 서진캠 대표이사는 “로터 샤프트는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던 캠샤프트와 기술적으로 크게 차이가 없고 로터 코어나 스테이터 코어도 우리가 가진 프레스 금형 기술을 좀더 고도화하면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서진캠이 전기차 시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쪽을 공략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설명했다.

구동모터 코어 쪽으로 사업 재편 방향을 잡자 서진캠은 관련 설계 및 생산 연구인력을 채용하고 생산설비를 선(先) 발주했다. 당진공장에는 해당 설비가 도착하면 설치할 수 있도록 준비도 마쳤다. 아직 현대차그룹이나 다른 해외업체 어느 곳에서도 구동모터 코어를 수주받지 못한 상황에서 내린 결정인 만큼 주변에서는 너무 무모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대표이사는 “프레스 등 정밀 기계도 수요가 폭증해 주문 후 26개월이 지나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빠른 판단과 투자만이 쟁쟁한 경쟁업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감한 선투자는 현대차그룹에 사업재편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방안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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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서진캠의 사업 재편을 지원하기 위해 미래기술동향을 공유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서진캠의 기술 개발이 이뤄지는 연구소.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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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캠의 과감한 투자에 현대차그룹은 전폭적인 지원으로 답했다. 현대차그룹은 12차례 간담회를 진행하며 협력사의 사업 재편 기회를 서진캠에 제공하기도 했다.

서진캠은 지난 2021년 수많은 경쟁업체를 제치고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자동차 부품업체 사업재편 승인을 얻어냈다. 이로써 서진캠은 2025년까지 로터 어셈블리와 구동모터, 서포트링 기술 혁신을 위한 정부 과제를 수행할 기회를 마련했다.

향후 서진캠은 캠샤프트 제품을 생산하며 쌓은 냉간압입 기술을 로터 어셈블리 조립 과정에 적용해 경량화와 소음 감소, 공정 단순화를 이룰 계획이다. 특히 로터 샤프트와 구동모터 코어의 결합 과정에서 질소로 냉각하는 방식으로 결합 강도를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대표이사는 “전동화 시대에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그 기술을 개발하려면 어떤 업체와 만나 협력해야 하는지 큰 그림과 장기적 안목을 현대차그룹에서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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