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용산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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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20%가량, 감염되고도 미확진
23일 질병관리청은 지난 8월 5일~9월 6일 전국 17개 시·도에서 만 5세 이상 표본 집단 990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 양성률을 조사한 결과 전체(접종과 감염) 항체 양성률이 97.3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김동현 한림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항체는 감염된 후 2주 정도 지나야 나타나는 만큼 지난 2월부터 7월 중순쯤까지 진행된 오미크론 유행 상황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절반 이상(57.65%)은 자연 감염에 따라 항체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누적 발생률(7월 30일 기준 38.15%)보다 19.5% 포인트 높은 수치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발견된 감염자의 약 절반 정도는 숨은 감염자로 지역 사회에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체 인구를 고려하면 숨은 감염자는 약 1000만 명 정도 된다고 볼 수 있다. 경제 활동이 왕성한 40, 50대에서 특히 미확진 감염자 비율이 24.8%, 27.7% 등으로 평균(19.5%)보다 높게 나왔다.
김동현 교수는 “이 연령대는 경제활동인구이고, 가정을 책임지는 그룹”이라며“감염 되고도 신고나 격리 우려 때문에 (검사를 받지 않고) 그냥 지나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확진 감염자 규모는 해외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영국에선 항체 양성률이 실제 통계로 잡힌 환자의 2배 정도 된다고 한다. 권준욱 원장은 이런 차이에 대해 “높은 검사 접근성과 원활한 의료 이용체계, 국민의 적극적인 방역 협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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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자연감염 통한 항체 보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연령별로 보면 어린이·청소년의 항체 양성률이 5~9세 79.55%, 10~19세 90.63% 등으로 다른 연령대(98~99%)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자연 감염에 따라 면역을 획득한 경우가 많지만 백신 접종률이 낮은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당국은 해석했다. 5~19세에서 자연감염 항체 양성률은 70%를 넘겨 전 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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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 통상 6개월 이상 지속
백경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 관련 및 대규모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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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항체 양성률이 높은 건 접종과 감염 등으로 국민 대부분이 면역력을 가졌다는 의미로, 향후 유행이 와도 사망률·중증화율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당국은 밝혔다. 다만 집단 면역이 달성됐다고 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며 항체가 떨어지고 변이가 출현할 경우 이런 방어 효과는 더 감소할 수 있어서다.
권준욱 원장은 “전체 항체양성률이 높다는 것이 인구 집단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이 높다는 것을 바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령층,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접종 또는 감염 후라도 4개월 이상 지난 경우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감염 취약 집단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향후 감염병 대응 전략을 세우는 데 이번 조사를 활용할 계획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령일수록 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한 분들이 적다. 그분들이 감염되면 중환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해당 연령대에 대한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오는 11월 2·3차 조사를 진행해 현재 유행 중인 오미크론 BA.5 변이에 대한 추가적인 영향도 평가할 예정이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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