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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가 회복세를 보였으나 7월부터 다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현상'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자영업 업황에 다시 먹구름이 낀 탓이다. 21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자영업자들은 휴일 없이 근무하면서 겨우 영업을 이어가는 사례가 많았다.
서울 도봉구에서 아내와 함께 카페를 운영하는 이 모씨(34)는 최근 아르바이트생 없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4월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할 때만 해도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지만 결국 두 달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 6월 아르바이트생이 스스로 그만둔 뒤 마침 매출이 줄면서 인건비를 절약하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인근에 카페가 많아 경쟁이 심한 상황에서 경기 악화로 가게를 찾는 손님까지 줄어들자 월 매출이 40만원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물가가 급등하면서 원두값·유제품과 베이커리류에 쓰이는 밀, 버터 등 각종 재료 값이 오르면서 재료 값 지출도 이전보다 10%가량 늘었다. 이씨는 "이렇게라도 매출이 회복될 때까지는 둘이서 일하며 인건비라도 줄이는 게 낫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135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지난 4월 사회적 거리 두기 전면 해제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6월 140만1000명을 기록해 사회적 거리 두기 이후 처음으로 140만명을 넘었다. 그러나 고물가의 부담이 덮치자 한 달 사이 다시 5만명이 감소하면서 지난 7월 135만2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국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2월 145만9000명에서 2021년 6월 128만명까지 줄어든 바 있다.
최근 재료비가 급등하면서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고용원 없이 혼자 영업하는 '나 홀로 사장님'도 크게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433만6000명으로 올해 들어 17만6000명(4.23%) 증가했다. 아르바이트생을 가족 고용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면서 무급가족종사자도 99만6000명으로 7만9000명(8.62%) 늘었다. 그마저도 이들은 수익성에 비상이 걸리자 업무 시간을 줄이거나 휴무일을 늘리고 있다. 인천 부평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서 모씨(44)는 지난주부터 영업 마감 시간을 새벽 2시에서 1시로 줄였다. 서씨는 "기존에는 최대한 늦게까지 영업을 해서 매출을 늘리는 것이 목표였는데 최근에는 영업을 해봤자 매출액이 크지 않았다"며 "굳이 심야 수당을 줘야 하는 시간대에 영업하면서 인건비를 지출하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씨(38)는 새로 휴무일을 만들었다. 김씨는 "오피스 상권이라 주로 평일 장사로 먹고사는데 이전에는 주말에 내가 쉬는 대신 아르바이트생을 둬서 영업했지만 각종 고정비용을 고려했을 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 휴무를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따른 비용 증가로 벌이가 줄어든 데다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상환 부담마저 늘면서 코로나19로 2년간 고군분투하던 자영업자들이 다시금 코너로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전체 자영업자 수는 점진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기준 자영업자 수는 569만명으로 올해 들어 17만9000명 증가했다. 다만 이러한 자영업자 증가 추세는 기업체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 대한 방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체에 흡수되지 못한 인력이 스스로 매출을 창출하는 자영업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에는 각종 가게를 운영하는 이른바 '나 홀로 사장님'뿐 아니라 스스로 매출을 창출하는 프리랜서 노동자도 포함된다. 배달앱 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 일부와 방문판매원, 개인택시 기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문가영 기자 /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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