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서울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자신이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31)의 신상정보를 지난 19일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전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사진 서울경찰청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은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 전주환(31)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피해자의 큰아버지 A씨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너무나 평범하고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청년의 모습으로 보였다”라며 “정말 주위에서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얼굴인데, 그런 사람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게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씨에 대해 “오랫동안 스토킹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광적인 집착을 보였고, 너무나 지능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끝내는 자기가 완전 범죄를 하겠다는 과대망상을 가진 사이코패스”라고 했다.
A씨는 “현재 동생 부부는 현실을 인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온전한 정신상태가 아니다. 옆에서 지켜보면 마치 실성한 듯한 행동을 가끔 보인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전씨의 범행 전 행적과 관련해 A씨는 “회사(서울교통공사)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그 상황에 대한 어떤 관리 대책이 있어야 했지 않았나 싶다. (전씨에게) 작년 10월에 직위 해제라는 징계를 내렸는데, 범죄 행위 내용을 회사에서도 인지했을 거 아닌가”라며 “그러면 거기에 따른 징계 수위를 좀 더 높이든가 해서 기본적인 사원 신분에서 제한을 둬야 하지 않았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토킹 혐의 재판에서) 검찰이 전주환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며 “중범죄인에게 구형하는 형량인데도 사내 정보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아 피해자의 정보를 파악해서 범죄에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는 게 정말 뼈아프다”고 했다
A씨는 피해자에 대해 “집안의 맏딸로서 엄마, 아빠를 한 번도 속상하게 한 적이 없을 정도로 독립심이 강하고 명석한 아이였다”며 “지방 특수목적고에서 항상 상위권에 있다가 대학에 들어가서도 4년 내내 과 수석, 차석을 하면서 장학금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호송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피해자를 향한 악성 댓글에 대한 단호한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A씨는 “한녀, 한녀라고 하면서 ‘한녀가 죽는 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라는 식의 말들을 한다”며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공간을 살고 있는 시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악성 댓글들이 한두 개씩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 사건에 대해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폭력적 대응을 한 것 같다’고 해 논란을 부른 서울시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이 든다. 어떻게 저런 인간이 저런 자리에 앉아서, 정말 한심할 뿐”이라고 말했다.
A씨는 끝으로 “저는 당사자의 부모가 아닌 큰아빠로서 부모의 마음을 어떤 식으로도 대신할 수 없지만,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사회, 여론을 이끌어주는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과 해결책을 바란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전날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에서 자신이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피의자 전씨의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전씨는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1심 선고를 앞둔 지난 14일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를 받고 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