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화되는 고용 증가세···정부 “향후 취업자 증가 폭 더 줄 것”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8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이 3달 연속 둔화되면서 4분기 고용시장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정부도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경기불확실성이 커 연말까지 고용 증가세가 둔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1만명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월대비 80만7000명 늘었다. 8월 기준으로는 지난 2000년(84만8천명)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같은 기간 1.6%포인트 늘어난 62.8%로 파악됐다.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한 1982년 이후 8월 기준 가장 높았다. 실업률도 1년 새 0.5%포인트 낮아진 2.1%로 집계되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 5월(93만명5000명) 이후 매월 줄어드는 등 고용 회복세는 점차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년 동월대비 취업자 증가폭이 연초 100만명을 넘겼지만 지금은 80만명도 위태로와 보인다.

정부는 이 같은 일자리 증가세 둔화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고금리 정책이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대외여건 악화, 고물가·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위축 등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고용 지표는 서서히 증가폭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취업자를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45만4000명 늘어 전체 증가 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후 50대(18만2000명), 30대(9만8000명), 20대 이하(8만1000명) 순으로 늘었다. 인구 감소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저조한 40대에서는 취업자가 8000명 줄었다. 이 연령대 취업자 수는 지난 5월 3만6000명에서 6월 2000명으로 증가 폭이 급감했는데, 이후 두달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연령대의 경제활동인구는 지난달 2만3000명 줄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24만명 늘며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돌봄 및 방역 수요 영향으로 고용 호조세를 보이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도 취업자가 12만3000명 증가했다. 한편 8월 집중 호우 영향으로 건설업 취업자는 2만2000명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만에 감소 전환했다.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3만9000명), 도매 및 소매업(1만4000명)에서도 취업자 수가 줄었다.

취업 시간별로는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01만6000명(6.2%) 감소한 1543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만에 감소한 것인데, 통계청은 조사 주간에 광복절 휴일이 포함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가 90만7000명 늘었고 임시근로자와 일용 근로자는 각각 7만8000명, 9만7000명 줄었다. 자영업자는 고용원 없는 경우(8만8000명)와 있는 경우(5만3000명) 모두 증가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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