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처벌법 1년 앞두고 조사
긴급응급조치 실효성 등 파악
지난해 11월 경찰의 범죄피해자 안전 조치(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1년간 스토킹한 끝에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35). 박해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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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 1. 올해 2월 서울 구로구에서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범죄피해자 안전 조치(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전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범행 이틀 전 피해자에게 ‘100m 이내 접근 금지’ 조치를 받은 상태였다. 이후 용의자는 인근 야산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채로 발견됐다.
# 2. 구로구 사건 이전에도 스토킹범죄가 중범죄로 악화한 사례가 있었다. 최근 검찰이 2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한 김병찬(36)은 지난해 11월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보복 목적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병찬이 피해자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만남을 강요하다 법원으로부터 접근 금지 조치를 당하자 보복 살해한 것으로 봤다.
스토킹처벌법 시행 1년을 앞두고 경찰이 법에 대한 인식 및 개선방안을 파악하는 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은 실효성 문제 등으로 지속적인 보완 요구가 있었다. 경찰은 법 시행 후 체감하는 변화가 있는지부터 피해자를 위한 긴급응급 조치의 실효성을 파악할 예정이다.
1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은 스토킹처벌법 및 경찰 추진정책에 대한 인식도 및 개선방안을 조사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경찰은 일반국민 및 경찰관을 대상으로 ▷스토킹범죄 체감 안전도 ▷스토킹 대응 경찰 활동 인식 ▷정책 개선 수요를 파악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는 긴급응급 조치 등 정책 개선 및 확대 요구 수요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긴급응급 조치는 ‘100m 이내 접근 금지’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피해자 보호 정책이다. 경찰이 신청하고 검찰이 법원에 사후 승인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검찰→법원’ 절차가 길어 신속한 대응이 어렵고, 100m 이내 접근 금지 조치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스토킹범죄를 담당하는 경찰에 대한 설문도 이뤄진다. 경찰은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경찰이 체감하는 변화가 있는지부터 현장에서 느끼는 고충 및 애로 사항을 점검할 방침이다.
경찰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 데는 효과적인 스토킹 대응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실제 법이 시행된 후 스토킹범죄는 오히려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 접수된 스토킹범죄 신고도 이미 지난해 한 해 동안 접수된 건수를 넘어섰다.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집계된 신고 건수는 총 1만6571건으로, 지난해 전체 건수인 1만4509건을 뛰어넘었다.
경찰은 11월에 열릴 예정인 ‘스토킹처벌법 시행 1년 평가’세미나에서 해당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스토킹범죄 대응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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