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큰 축인 자영업자와 청년이 경제난에 무너지고 있다. 이들은 높은 부채 부담, 취업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우울감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자영업자들의 부채 부담은 최근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잔액은 261조8959억원을 기록했다. 8개월여 전인 지난 1월 초 잔액이 253조321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매달 1조원씩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3억50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 평균(9000만원)의 4배에 이른다.
대출의 질 또한 좋지 않아 다중채무자와 저소득 자영업자의 빚이 크게 늘어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는 올해 3월 말 기준 33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말(7만5000명) 대비 4배 이상 늘어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3곳 이상에서 빚을 내 '대출 돌려막기'로 위기를 넘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전체 다중채무자 중 70%가량은 연 소득이 4000만원 미만인 영세사업자였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높은 부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해 6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창업한 일반음식점은 6만5806개, 폐업 음식점은 5만4437개로 창업 대비 폐업 비율이 82.7%에 달했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매출은 2020년 기준 1억8000만원, 평균 영업이익률은 15%로 평균 영업이익이 2700만원에 불과했다.
청년 세대는 경기 불황에 따른 취업난, 코로나19가 불러온 고립감 등 이중고에 시달린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청년 체감 실업률(실업자 외에 취업을 원하는 잠재 구직자까지 포함한 비율)'은 2021년 23.1%를 기록했다. 현 청년 세대(19~34세) 4명 중 1명이 실업자라는 뜻이다. 고용의 질도 그리 좋지 않다. 지난해 8월 통계청 조사에서 청년층 정규직은 2020년 대비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기간제는 19.5%, 한시적 근로자는 16.8%, 시간제는 9.3% 늘었다.
미래가 어두워 극단적 선택을 하는 청년층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이해 20대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1.7명으로 2019년 19.2명에서 12.8% 늘어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20년 청년 65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년의 생애과정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과 미래 전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 56.6%, 남성 52.0%가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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