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초강력' → '매우 강' 약화 단계
여전히 사람 날아갈 정도의 강한 바람
눈 뚜렷, 자체동력 가진 '교과서적 태풍'
오른쪽 더 위험? 위험하지 않은 곳 없어
한반도는 6일 늦게나 영향권 벗어날 듯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남영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 전 국가태풍센터 예보팀장)
태풍이 강하다, 약하다 이런 거 말할 때요. 그냥 막연한 느낌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기준이 딱 정해져 있습니다. 중, 강, 매우 강, 초강력. 이렇게 4단계 기준이 있어요. 이거를 영어로 표현하자면 국제기준으로 표현하자면, Normal, Strong, Very Strong, Super Strong, 이렇게요. 지난번 2003년 태풍 매미가 바로 이 Super Strong, 초강력 단계의 태풍이었습니다. 그때 사망자, 실종자 합쳐서 130명. 재산 피해는 4조 원이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이번 힌남노가 매미보다 더 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긴장할 수밖에 없는 거죠. 태풍 힌남노의 경로와 위력, 이분과 함께 짚어보죠. 국가태풍센터에서 예보팀장을 지낸 분이세요. 경북대 지리학과 강남영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강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강남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힌남노, 지금 어디쯤에 있고 어떤 강도고 어떤 길을 따라서 우리나라에 상륙하는지 차근차근 짚어보죠. 우선 기상청에 따르면 지금 오키나와하고 제주도 사이에 있다는데 어떤 강도입니까?
◆ 강남영> 지금 강도는 '매우 강' 강도를 가지고 있어요. 초강력이라고 하는 수준은 지났습니다. 지금부터는 약화 단계에 접어들기는 했어요. 그래도 여전히 매우 강한 강도이지만. 아까 말씀하셨듯이 매우 강한 태풍, 또 초강력 태풍이기는 한데 흔히 기준으로 따지는 태풍의 위력은 열대 해역에서의 최고, 어디까지 도달했느냐라고 하는 강도로 우열를 따지고요. 지금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최고로 발달했던 그 상황이 아니라 지금 우리나라를 지나는 과정에서의 위력으로서의 비교를 하는 것이거든요. 이전보다도 훨씬 약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그런 태풍으로서 기록적일 것이다라고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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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보통 지나가면서 '위험한 게 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지나갈 때쯤이면 좀 약화될 거예요' 해서 약화되는 경우를 우리가 많이 봤잖아요. 우리가. 그런데 이번 힌남노 같은 경우에는 전혀 약화되지 않은 이 위력 그대로 치고 갈 거라고 지금 확실히 전망하세요?
◆ 강남영> 일단 제주 해역 정도 올라오면 제주 뿐 아니라 태풍은 가장자리에서 수렴하는 공기들이 거침없이 잘 들어와야 발달할 텐데 규수 쪽에서 들어오는 공기, 부산 쪽을 거쳐서 제주 쪽으로 수렴하는 공기. 중국 쪽에서 들어오는 공기들이 아무래도 육상이 가까워오다 보니까 기류가 많이 흐트러지거든요. 그래서 중심 발달이 어렵습니다. 제주지역 올라오면서부터는 강도 약화 단계로 갈 것이고, 또 해수 온도도 28도, 27도 점점 급격하게 떨어지는 지역에 도달해요. 그래서 태풍으로서는 이제 한참 위력이 수그러드는 과정이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우 강, 또는 강한 태풍의 강도를 유지한 채 우리나라를 통과할 것으로 보는 것이죠.
◇ 김현정> 초강력 단계에서보다는 조금 위력이 수그러진 채 약화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나라를 치긴 하지만 워낙 애초에 센놈이었기 때문에 이게 치고 가는 그 약화되는 순간에도 강할 거라는 말씀이신데 그럼 어느 정도 예상하면 됩니까?
◆ 강남영> 지금 '매우 강'과 '강' 정도의 사이, 그 정도를 사이에 우리나라를 통과할 것 같아요. 매우 강이라고 하는 게 태풍 중심에서 초속 한 45m의 바람이 부는 강도가 매우 강입니다. 그래서 그 사이 정도, 경계선 정도가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걱정할 것은 중심 풍속이 초속 한 45m정도 전후가 되는 정도의 바람을 걱정을 하면 될 것 같고요. 지금 말씀드리는 풍속이 10분을 평균한 바람으로서 그렇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굉장히 안정적인. 아, 이 태풍은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구나라는 것을 가늠하기 위해서 10분을 평균으로 하는 바람이거든요. 초속 10m가 평균이라는 것은 그 사이에 얼만큼 강한 바람이 또 치솟겠습니까? 그래서 이렇게 되면 우리가 매미가 부산을 통과할 때 초속 60을 기록한 부분이 있거든요. 그때 제주에 도달했을 때 초속 60을 기록하고 해서 강한 바람이라고 했던 수준 이상으로 순간 풍속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60을 상회할 수도 있겠죠.
◇ 김현정> 초속 54, 즉 슈퍼 스트롱이 되면 건물 붕괴라는 현상이 나타나고 베리 스트롱, 매우 강한 단계에서도 사람이나 커다란 돌이 날아갈 수 있다. 이렇게 교과서에 적혀있던데 그 정도가 그럼 눈앞에 벌어질 수 있다는 거네요, 교과서적으로는.
◆ 강남영> 네, 거기서 보면 초강력이라는 수준은 건물이 붕괴할 수 있다라고 하는 수준의 단계는 열대 해역에서 지난 것 같고요. 그거보다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말씀하신 대로 사람이나 바위가 날아갈 수준은 되겠다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굉장히 조심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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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그런데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부산과 먼 바다를 지나갈 것으로 예보가 됐었는데 왜 한반도 쪽으로 방향을 튼 겁니까?
◆ 강남영> 태풍이 이동한다는 것은 간단하게 말하면 두 가지 정도로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아요. 주변 흐름을 따르기도 하고 자체 동력을 가지고 움직이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배로 비유를 한다면 사람이 부는 방향으로 돛단배가 이동하는 그런 정황이 있고요. 또 태풍이 강하면 자체 동력을 가지고 또 스스로 이동하는 힘이 있어요. 그런데 이런 불확실한 정황들이 도처에 깔려 있거든요. 그래서 현실적으로 지금 보면 우리나라가 북서쪽으로 지금 찬공기의 파동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태풍을 밀어서 서쪽으로 밀어내는 그런 바람의 역할을 할 것이 거든요. 그런데 또 태풍은 스스로 고수온역에서 강하게 발달해서 자체 동력을 갖추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고수온역을 지날 때, 또는 북서쪽에서 아직 우리나라 쪽으로 오지는 않았지만 저 북서쪽으로 내려오는 공기가 양태가 제대로 올 것인가라고 하는 정황들을 그때 변화 상황들을 맞추어서 이런 복잡한 변수들을 종합해서 추적의 예상 진로를 계속 갱신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예측불가다, 한마디로 그 말씀이신데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뀐다. 혹시 내일 오전 우리나라 상륙하기 전까지 방향을 또 한 번 틀어서 더 내륙으로, 더 관통해 갈 가능성 같은 것도 그럼 대비를 해야 되나요?
◆ 강남영> 그런 정황들이 잘고 큰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로 큰 정황들이 대부분 다 지났어요. 큰 변수들, 큰 불확실했던 변수들은 이미 확인이 끝난 상황이라고 보여지고요. 남은 변수라고 하면 지금 발해만 정도까지 남아 있는 그 찬공기의 파동이 예상되는 수준으로 제대로 이동해 올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그런데 지금 찬공기가 남하하는 상황이라고 하는 게 태풍이라고 보면 더 북상해 올라오는 수준으로 가는 것이거든요. 찬공기가 벽을 치고 내려오기 때문에, 찬공기가 아무래도 태풍이 더 북상해 올라오는 것을 저지한다고 하면 시나리오는 태풍이 마냥 상륙해서 관통하듯이 북상하는 시나리오는 거의 매우 희박한 경우가 될 것이고요.
◇ 김현정> 아이고, 다행입니다. 위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좀 단단하게 지켜주고 있기 때문에 태풍이 더 내륙으로 밀고 올 가능성은 지금 희박. 과학자들은 원래 제로라는 얘기는 잘 안 하시더라고요. 희박하면 거의 제로라고 생각하면 되죠.
◆ 강남영> 네, 그런데 상대적으로 고위도에서 이동하는 이런 찬공기의 파동은 잘 예측이 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지금 예보는 참 안정적으로 잘 만들어져있다고 보고요. 진로는 오늘 내일 방제를 하는 좋은 기준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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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초속이 되게 센 것을 알고 있겠고 비바람이 엄청 불고 내리는 것도 알겠는데 그것들을 넘어서는 이 힌남노만의 특성, 더 특별한 특성이 있다면 뭘까요, 교수님?
◆ 강남영> 지금 태풍이 좀 제 눈에도 특징적으로 보이는 부분은 태풍이라고 하는 것이 마냥 다 중심이 강한 것만은 아니거든요. 대부분 많은 경우에 태풍들이 우리가 흔히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다라고 이야기할 때 보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그 회전을 채찍질하는 거예요. 그래서 많은 경우에 사실 중심에서는 별로 발달하고 싶지 않아도 가장자리에서 자꾸 채찍질을 해대니까 발달하는 태풍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힌남노는 교과서적인 부분이 있어요. 중심이 뜨거워서 스스로 발달한, 아까 자체동력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렇게 되면 중심으로부터 아주 교과서적인 아주 구조적인 태풍이 만들어지는 건데요. 가장자리에서 채찍질을 하지 않아도 이렇게 대칭적이고 중심이 뚜렷하고 이런 태풍입니다. 지금 이런 태풍이 그러한 양태를 가지고 있어서.
◇ 김현정> 그래서 교과서적으로 태풍이라고 할 때 그 태풍은 아주 중심눈이 또렷한 태풍이에요?
◆ 강남영> 네, 그렇죠. 지금 아까 말씀드렸듯이 지금부터는 약화단계로 가기 때문에 눈이 흐려질 수도 있어요. 다만 지금까지는 여전히 통과하면서도 중심이 강한 구조. 그런 구조를 갖고 갈 텐데 이러한 태풍의 위험도가 뭐냐하면 바람입니다. 굉장히 강한 구조를 갖고 있어서 특히 중심부에 가까운 지역들에서는 아주 여러 가지 피해가 우려되죠.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통보관이 태풍 '힌남노'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있다. 류영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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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통보관이 태풍 '힌남노'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있다. 류영주 기자 ◇ 김현정> 왜 태풍의 오른쪽이 더 위험하다, 우리 이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이번에 이 힌남노도 그런가요?
◆ 강남영> 저희 간혹 보면 모식화된 설명을 할 때 북태평양 고기압을 언급하는 것들도 저도 보기는 했는데 지금 이 태풍이 만들어져서 북상하는 정황에서는 그러한, 동쪽의 눈을 북태평양고기압을 채찍질하는 그런 현상은 굉장히 약해요. 북태평양 고기압이 만들어낸 그러한 상황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움직이는 그런 부분인데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쪽에서 채찍질을 하는 이런 상황이 될 때 바로 지금 말씀하신 동쪽의 위험반원 이라고 하는 것이 조금 더 집중적으로 비대칭으로 나타날 거예요. 그런데 지금 태풍은 굉장히 대칭적이고요. 그런 상황보다는 굉장히 주변에 어느 하나 위험하지 않은 지역이 없다, 이렇게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밖에서 채찍질하는 태풍일 때 오른쪽, 태풍의 오른쪽이 위험한 건데 얘는 지금 중심이 워낙 발달해서 가는 아주 안정적인 대칭적인 태풍이기 때문에 그냥 전국이 골고루 다 위험하다, 이런 얘기네요.
◆ 강남영> 그렇게 봐야 되겠습니다.
◇ 김현정> 하여튼 걱정입니다. 이 전문가들의 예상에 따르면 내일 새벽에 제주 상륙, 그리고 내일 오전 9시경에 부산을 치고 간다, 이렇게 지금 보고 계시는 거죠?
◆ 강남영> 네, 굉장히 진로는 어느 정도 합의가 다 된 상황으로, 합의라고 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여러 소스입니다. 여러 참고 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크게 불확실도가 떨어지는, 그러니까 굉장히 안정화된 진로를 갖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그러면 완전히 우리나라가 영향권 벗어나는 건 언제쯤 됩니까?
◆ 강남영> 6일 늦게, 6일 밤이나 돼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남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북대 지리학과 강남영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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