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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Pick] 게 등껍질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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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각류 등껍질 속 '키틴' 성분 활용… "400시간동안 99.7% 에너지 효율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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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터나 게 등 갑각류 등껍질에 포함된 '키틴' 성분으로 성능 좋은 배터리 전해질을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현지시간 1일 미국 메릴랜드대 재료 혁신센터 연구진은 키틴(chitin)으로 전해질을 만들어 배터리에 적용한 결과 400시간에 해당하는 1천 번의 충전 사이클에도 99.7%까지 에너지 효율을 유지했다는 논문을 저널 '매터(Matter)'에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초산 첨가 등과 같은 화학적 처리를 통해 갑각류 껍질 구성 물질인 키틴에서 전해질로 쓰일 수 있는 단단한 액체 막을 추출했고, 여기에 아연을 결합해 재생 가능한 배터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만약 자연에서 분해되는 키틴이 배터리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다면 전기자동차 등 배터리 기반 녹색 산업이 한층 더 친환경에 다가설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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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토산-아연 전해질 에너지 생성 원리 (인포그래픽=저널 '매터(Matter)') >

전해질은 전기 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을 운반하는 이온이 배터리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 사이를 이동해 배터리 충전을 돕는 배터리 내부 액체를 말합니다.

연구진은 실험용 배터리가 성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빠르게 충전되고 방전됐다며 "배터리가 높은 전류 밀도에서 작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성능은 키토산 기반 물질의 장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키토산으로 만든 배터리는 불에 잘 붙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토양에서 단 5개월 만에 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분해 후 남는 아연은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현재 널리 쓰이는 배터리 대부분은 리튬 이온과 같은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런 물질이 자연 분해되려면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이 걸립니다.

또 기존 배터리는 키토산 기반 배터리와 달리 불에 잘 붙는 성질 때문에 가전제품을 태우거나 항공기, 쓰레기장, 재활용 현장 등에서 화재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페인 카르타헤나대 안토니오 J 페르난데스 교수는 "환경을 존중하고, 저렴하고, 용량이 높은 배터리는 다가오는 몇 년간 반드시 개발해야 하는 제품 중 하나"라며 키토산 기반 배터리를 상업적 조건에서 시험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노팅엄대 그레이엄 뉴튼 교수도 실험실 결과를 기술 상용화로 연결하는 데에는 여러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키토산·아연 배터리는 상용화가 유망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신송희 에디터(julia9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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