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함, 하루 평균 7척씩 중간선 넘어와"
美 정치인 또다시 대만방문…이달들어 5번째
"이란처럼 대만해협 봉쇄로 美 압박 노릴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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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중국군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과의 암묵적인 경계선인 ‘중간선’을 수시로 넘나들며 군사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양안간 군사적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정부는 중국이 대만해협 일대를 분쟁지역으로 만드려는 ‘뉴노멀(New Nomal)’ 전략을 펴고 있다며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만정부도 처음으로 대만 영공에 침입한 중국 무인기(드론)에 실탄 경고사격을 하는 등 강력대응에 나서면서 대만해협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대만 국방부는 의회에 제출한 연례보고서에서 "중국군이 군사훈련을 이유로 중간선을 수시로 넘고 있다"며 "거의 매일 중국 전투기가 중간선을 넘어왔으며, 일평균 7척의 군함이 중간선 일대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도발행위를 통해 중국은 군사력으로 대만봉쇄 가능성을 시험하면서 외교적, 경제적 보복수단까지 동원한 봉쇄 실행능력을 검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만 자유시보도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지난 3일 이후 중국 군용기가 지금까지 398대가 중간선을 넘어왔다"며 "그 이전까지 중국 군용기들은 주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진입 이후 돌아갔지만, 지금은 하루 5대 이상이 중간선을 넘나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지난 1955년 미 공군의 벤저민 데이비스 장군이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적인 경계선이다. 중국정부는 대만이 별개국가가 아닌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미국, 대만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중간선을 넘는 군사적 도발은 자제해왔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도발이 대만해협 일대를 분쟁지역화해 기존에 설정된 중간선을 무시하고 새로운 경계선을 설정하려는 뉴노멀 전략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앞서 지난 29일 29일 존 커비 백악관 군사안보회의(NSC) 전략소통관은 언론브리핑에서 중국 드론 및 군용기의 잇따른 대만침입과 관련해 "대만 해협에서 중국이 뉴노멀을 만드려는 시도를 용납지 않겠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정치인들의 대만 방문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30일 밤 사흘 일정으로 대만을 찾았다. 듀시 주지사는 대만 TSMC와의 반도체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차이잉원 대만총통 등 대만 지도부와 접촉하기 위해 방문했다.
이달 들어서만 5번째 미국 정치인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중국 정부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만은 중국영토의 일부분이며 세계에 중국은 단 하나"라며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 공식 교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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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부도 중국의 도발이 지속되면서 기존보다 강경한 대응조치를 보이고 있다. 대만군은 지난 30일 중국 드론이 진먼 등 접경지대 초소에 진입하자 처음으로 실탄 경고사격을 가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만 정부가 중국이 중간선 일대의 지속적 도발로 역으로 경계심을 약화시키는 ‘회색지대 전략(Gray zone strategy)’을 쓴다고 판단해 보다 강경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뉴노멀 전략을 이어가는 것은 세계 주요 해상운송 요충지 중 하나인 대만해협의 봉쇄가능성을 미국에 경고하면서 외교적인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미국과의 협상에 이용했듯, 향후 미국과의 분쟁이 심화될 때마다 대만해협 봉쇄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 세계에서 운항한 컨테이너선 5400여척 중에서 약 48%인 2600척의 선박이 대만해협을 지나갔다.
미국 허드슨 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앞으로도 대만이 봉쇄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해 미국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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