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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나토 휘저은 '6개국어 능통' 미모의 셀럽…러 스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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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마리아 아델라'라는 가명으로 스파이 활동을 해온 올가 콜로보바.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이탈리아에서 10년 동안 나토 관계자들을 매혹시킨 사교계 명사가 러시아 스파이였던 것으로 밝혀져 유럽에 충격을 안겼다.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러시아 총참모부 정보총국(GRU) 소속 요원이 보석 디자이너 행세를 하며 10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수사관들은 스파이로 알려진 여성이 '마리아 아델라'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아델라는 로마, 몰타 파리를 오가며 활동하다 2013년, 나토 연합군 사령부의 본거지인 나폴리에 정착했다. 그는 보석 부티크를 차려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쳤다.

아델라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페루 출신 독일인 아버지와 페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말하고 다녔다. 아델라와 만났던 사람들은 그가 6개국어에 능통했으며 국제 라이온스 클럽의 나폴리 지부 비서 역할을 맡음으로써 많은 나토 관계자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한 나토 직원은 리베라와 잠시 연애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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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오른쪽 여성)는 보석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활발한 사교활동을 통해 나토 관계자들과 가깝게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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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가 러시아 스파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데 결정적인 단서로 작용한 것은 그가 이탈리아 입국 때 사용한 러시아 여권이었다. 아델라는 총 3개의 러시아 여권을 사용했는데, 3개 모두 여권번호가 러시아군 GRU 요원들의 것과 비슷했다.

아델라는 행적을 숨기는 데 능했지만 최근 몇 년간 공개된 러시아 데이터베이스와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명이 밝혀졌다. 그는 1982년생으로 실명은 올가 콜로보바였다.

GRU는 2018년 3월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이용해 영국에서 전직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을 독살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 세계의 집중 조명을 받은 바 있다.

2018년 9월 14일 '벨링캣'과 '디 인사이더'가 독살 시도 용의자들의 얼굴을 공개하자 바로 그다음 날 아델라는 나폴리를 떠나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탄 뒤 돌아오지 않았다.

러시아는 콜로보바와 비슷한 여권 번호를 가진 다른 요원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해 그녀를 이탈리아에서 철수시킨 것으로 보인다.

나폴리를 갑작스럽게 떠난 그는 두 달 뒤 이탈리아어로 페이스북을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그는 "항암치료 후에 머리카락이 자라고 있다. 모든 것이 그립다"고 올리며 잠적의 이유를 설명했다.

라 레푸블리카는 "콜로보바는 현재 모스크바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며 고급 아파트 2채와 아우디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한편 콜로보바가 이탈리아에서 러시아 스파이로 활동하며 어떠한 기밀 정보를 빼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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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 콜로보바가 운영하던 보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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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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