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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인 미디어]일상과 일 분리한 미래 '세븐란스: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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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엔데버 콘텐트가 제작한 세브란스:단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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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받지만 회사생활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출근하자마자 퇴근할 수 있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워라밸이 아닐까.

CJ ENM이 인수한 엔데버 콘텐트가 제작한 '세브란스:단절'은 이렇듯 허무맹랑한 상상이 '단절 시술'로 현실화된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단절 시술은 직장 생활과 사생활의 기억을 나누는 시술이다. 직원이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한편 직원의 인격을 직장에서 자아 '이니(innie)'와 직장 밖에서 자아 '아우티(outie)'로 분리해 최상의 워라밸을 누리도록 한다.

대기업 루먼은 단절 시술을 받은 직원들만 일할 수 있는 단절층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 직원들은 '아우티' 자아로 출근했다가도 회사 엘리베이터를 타고 단절층에 도착하는 즉시 직장 밖 모든 기억과 단절되며 '이니' 자아로 근무를 시작한다.

마크(애덤 스콧 분)도 루먼에 입사해 단절 시술을 받고 단절층 한 부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특별한 불만 없이 일해오던 마크는 어느날 베일에 싸인 의문의 직장 동료를 회사 밖에서 만나며 단절 시술과 루먼 시스템에 의문을 갖게 된다. 이후 마크는 점점 단절 시술에 감춰진 진실에 다가선다.

2019년 실제 뇌의 절반만 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Caltech) 인문사회과학부,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바이오메디컬 이미징센터, 하버드대 의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컴퓨터과학부, 싱가포르 국립대 전자컴퓨터공학과 공동연구팀이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에 공개한 연구 결과다.

공동연구팀은 생후 3개월~11살 사이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 완화를 위해 뇌 한쪽을 제거한 20~30대 남녀 6명 뇌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뇌의 기능적 연결을 정량화하고 작동방식을 파악했다. 정상인 6명의 뇌도 무작위로 선발해 비교했다.

일반적으로는 좌우 두뇌가 연결돼 일종의 네트워킹 방식으로 모든 행위가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그 중 일부를 상실했을 때 인지·행동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구팀은 예상과 다르게 뇌 한쪽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머지 부분에서 해당 기능을 보완하기 때문에 일반인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 위스콘신대 정신의학과 줄리오 토노니 교수가 2012년 출간한 '파이:뇌로부터 영혼까지의 여행'에서도 두뇌 반절만 기능하도록 조절하는 '와다 테스트'가 등장한다. 번갈아 테스트한 결과 활성화된 반쪽은 나머지 반쪽 활동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론대로면 경우에 따라 두 개의 각기 다른 의식이 될 수도 있다.

세계 모든 직장인의 소망과도 같은 '일과 삶의 철저한 분리'는 과연 판타지일까. 제74회 에미상 작품상을 포함해 14개 부문 후보에 오른 '세브란스:단절'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 플러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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