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최근 이른바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발의했죠. 오늘(25일)도 여러 의원들이 검찰 수사를 미룰 순 없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물론 국민의힘 쪽에서는 반박을 했죠. 김 여사의 팬클럽에서 대통령 일정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오늘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데, 관련 내용을 줌인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윤석열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된 김건희 여사, 지지율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우상호/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 23일) : 본인들도 걱정하고 있잖아요. 김건희 여사 때문에 지지율 더 떨어질 거다, 이런 얘기 국민의힘 의원들이 많이 하거든요.]
김 여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한동안 잠행을 택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이 잠자코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두더지굴에 연기 피우기 작전일까요? 숨어있는 김 여사를 끌어내기 위해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며 압박에 나섰는데요.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정부 출범한 지 100일 조금 넘은 상태에서 대통령의 배우자에 대한 수사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큰 부담을 가질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수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그런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 이런 두 가지 사유 때문에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당, 이래도 김 여사가 안 나오면 직접 쳐들어갈 생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예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는데요. 법사위에서 특검법 통과가 막힐 경우 특검법을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하겠다는 시나리오까지 짜뒀습니다.
[진성준/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법제사법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기 때문에 (특검법안을) 제대로 뭐 심의하지 않을 것이고 또 상정조차도 하지 않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가지고 있는 거예요. 국회법이 정한 순서대로 심사가 돼야 된다고 생각하고, 만일 그때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상정을 하지 않는다든지 심사를 하지 않는다든지 한다면 그때는 뭐 패스트트랙 지정 문제를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안 통과 여부를 떠나 이런 움직임 자체가 정부·여당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텐데요. 민주당으로선 이재명 의원과 부인 김혜경씨의 사법 리스크에 맞불을 놓자는 의도인 듯합니다. 상대적으로 김건희 리스크를 더 부각시켜 정국의 주도권을 잡아오겠다는 심산인데요.
일단 국민의힘은 적극적으로 김 여사 엄호에 나섰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오기 특검'이라고 날을 세웠죠. "민주당이 특검을 들고 온 이유는 이 의원과 부인 김씨 수사를 물타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는데요. 하지만 탈출구를 찾으려는 국민의힘의 시도는 이 두 사람에게 가로 막혔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지난 20일) : 민주당은 왜 윤석열과 싸워야지 이재명과 싸우려 하느냐.]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지난 21일) : 강한 당대표 이재명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혁신 이끌어내는 아이콘이 되겠습니다.]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 두 명이죠. 정청래X서영교 의원입니다. '래교 크로스'가 김 여사와 호위무사들의 퇴로를 차단했는데요.
두 사람의 논리는 거의 쌍둥이처럼 판박이입니다. 김혜경씨에 대해선 먼지털이식 수사를 벌이면서 김 여사 관련 수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입니다. 공정하지 않다는 건데요.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왜 김건희 여사는 예외냐, 이거 아니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평소에 주장하는 법과 원칙, 공정에 이게 맞는 거냐? 예를 들면 김혜경 여사 같은 경우는 120~130번 압수수색을 했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누가 봐도 비상식적이지 않겠습니까?]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의원 (TV조선 '뉴스 퍼레이드') : (김혜경 씨의) 그 7만8천원 등 관련해갖고 129차례인가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공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완전한 불공정한 수사였다고 생각하고요. 그렇다면 최소한 이 정도는 김건희 여사 관련해서 압수수색 그리고 수사, 소환, 다 이뤄져야죠.]
특검법은 당론으로 채택하든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든 어떤 방식으로라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당내 강성 지지층의 표심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법사위에서 이제 틀어막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합법적인 방법은 패스트트랙이죠. 6개월간, 6개월 후에 이제 하는 건데. 저희들은 특검으로 가고 뭐 이러기 전에 어쨌든 검찰이나 경찰 사법기관에서 왜 이걸 수사를 안 하고 있죠?]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의원 (TV조선 '뉴스 퍼레이드') : 특검이 필요하다라고 하는 것 관련해서 아마 반대하는 사람들은 지금 아마 국민들도 그렇고 거의 없을 거다. 저희들이 더 소통하고 상의해서 의견을 모아나갈 예정입니다. 특검의 필요성이 차곡차곡 쌓여져나가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특검법으로 숨통을 조여오자 여권은 또 다른 비상구 찾기에 들어갔는데요. 대통령실, 어제 김 여사의 미담을 전했죠. 김 여사가 최근 수해 현장에서 비공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단 소식을 뒤늦게 알린 건데요. 집중 호우의 피해로 망가진 주택과 그 주변을 청소했다고 합니다. 2주 동안 2~3번 정도 다녀왔고 최소한의 경호 인력만 대동했는데요. 마스크를 써서 주민들도 김 여사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대통령실로선 김 여사의 미담을 전파해 성난 여론을 돌려보려는 생각이었을 텐데요. 하지만 의도치 않게 같은 날 또 다른 복병을 만났습니다.
복병은 다름 아닌 김 여사의 팬클럽이었는데요. 대외비인 윤 대통령의 향후 지역 일정이 팬클럽을 통해 유출된 겁니다.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김 여사의 팬클럽에 이런 공지가 떴죠? 많은 참석과 홍보를 부탁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구 방문 일정을 상세히 소개한 겁니다. 대통령의 동선은 경호와 보안을 이유로 비밀에 부치죠. 이걸 홍보해 달라니 당혹스러운 노릇입니다.]
팬클럽이 아니라 지능형 안티팬클럽이었을까요? 불필요한 논란이 빚어지면서 '찬물을 끼얹었다'는 한숨이 나왔습니다. 여권에서조차 김 여사의 팬클럽이 오히려 대통령 부부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는데요.
[정우택/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YTN') : 이것이 공개됐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해체하는 게, 해산하는 게 낫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저는 윤석열 정부나 김건희 여사를 위해서 과연 이게 얼마큼 도움이 될지 한번 회원들이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영부인 팬카페를 해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런 카페는 대통령을 국민과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는 건데요.
어쨌든 민주당으로서는 예기치 못한 호재를 만난 셈입니다. 일제히 공격에 나섰는데요.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엄청난 보안 사고죠. 중요한 것은 이 보안 사고를 조사를 지금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건 '건희사랑'이라는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에 공개된 것이기 때문에 김건희 여사의 책임이 있는 겁니다. 대통령의 여사께서 '빨리 즉시 해산해라' 하는 게 저는 맞다고 보고 책임이 무겁습니다.]
이 대목에서도 또 다시 등판한 듀오가 있습니다. '래교 크로스'인데요.
정청래 의원, 상당히 윗선에서 팬클럽에 해당 정보를 흘렸을 것이라고 추측했죠.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대통령의 동선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지극히 제한적이에요. 그리고 비밀 취급 인가 같은 것도 있어야 되고 그러면 이거를 누가 유출했느냐? {누구라고 보시는 거예요?} 극소수잖아요. 그 팬클럽에 그것이 나돌아 다녔다면 팬클럽과 관계있는 분 아니겠어요. {팬클럽의 주인공 말씀하시는 겁니까? 징계를 할 수 없는 관계자라고 하면은 아무래도.}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저도 상상할 뿐이니까요.]
서영교 의원도 정 의원과 같은 상상을 했던 모양입니다. 정 의원의 뇌피셜을 직접 입 밖으로 꺼냈습니다.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의원 (TV조선 '뉴스 퍼레이드') : 경호 차원에서도 크게 구멍이 뚫렸다고 볼 수 있고요. 경호실장을 좌우지하는 그런 더 윗선이 있었을 것이다. 김건희 팬클럽이라면 그러면 김건희 여사를 통해서 나갔을 가능성이나 그 측근을 통해서 나갔을 가능성이 많은데 이거 엄청난 국기문란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요.]
김 여사 본인이 직접 흘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모양입니다. 김 여사가 팬클럽에 몸소 알린 게 돼야 여권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겠죠.
자, 오늘은 김건희 여사를 궁지에 몰고 있는 두 가지 이슈를 정리해드렸습니다. 특검법과 팬클럽인데요. 김 여사는 위기를 넘어설 마땅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영화 '극한직업' : 진입해~! 환동이 나갔다 막아! (나가 나가) 에이 에어백 안 되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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