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국가들에 러시아 가스 수입 가격 상한제 제안
손흔드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퇴임을 앞둔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의 중심에 남아야 하며, 고립의 길을 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드라기 총리는 이날 이탈리아 동북부 해안에 위치한 리미니에서 열린 '가톨릭 평신도 그룹 성찬 및 해방 연례 회의'에서 "보호주의와 고립주의는 국익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사 통신은 드라기 총리가 회의장에 들어서자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쳤다고 전했다. 일부 참석자는 '마리오 고마워, 드라기 만세'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드라기 총리를 환영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출신인 드라기 총리는 9월 25일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면 총리직에서 물러난다.
각 정당의 추대를 통해 지난해 2월부터 거국 정부를 이끈 드라기 총리는 러시아 전쟁 이후 유로존 내에서 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지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현재 총선 판세를 보면 극우 성향의 여성 정치인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가 차기 총리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멜로니 대표는 이탈리아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옹호하고, 경제·사회 정책에서 포퓰리즘적 성향을 보여왔다.
이탈리아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조르자 멜로니 |
국제 사회는 드라기 총리가 물러나고 멜로니 대표가 집권할 경우 이탈리아 정치가 급격하게 우경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탈리아가 EU의 중심에서 벗어나선 안 된다는 드라기 총리의 이날 발언을 차기 정부에 대한 분명한 경고로 해석했다.
드라기 총리는 "지난 세기의 전체주의적 환상부터 최근 유로존을 탈퇴하려는 주권주의적 충동까지, 이탈리아는 독자적인 길을 가기로 했을 때 절대 강하지 않았다"고 전제했다.
그는 "이탈리아의 위치는 EU의 중심에 있으며,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에 기반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고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리는 새롭게 들어설 정부가 공화국 정신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든지 (이탈리아를 통치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공화국 정신을 대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나는 유권자 모두에게 투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드라기 총리는 아울러 EU 국가들이 대러시아 추가 제재안으로 러시아 가스 수입 가격 상한제에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한다고 비난하며 러시아 가스 수입 가격 상한제가 10월 EU 정상회의에서 안건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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