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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도입되면서 시들해졌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국내 기업이 다시 뛰어들고 있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분자진단 기업인 바이오니아는 국가신약개발재단의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신약개발사업단의 ‘2022년도 2차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비임상지원사업’에 짧은간섭 리보핵산(SiRNA) 기반으로 하는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 비임상 프로젝트를 신청했으며,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해 실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운영자인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현재 실사 중인데, 바이오니아는 이달 중 실사를 마치고 최종 선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동현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신약개발사업단 본부장도 “1차 전형을 통과해 실사 중인 프로젝트 중에 치료제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로서 SiRNA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바이오니아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비임상이 진행되는 코로나19 치료제가 된다. 정부의 코로나 백신 치료제 지원 사업은 올해로 3년째를 맞이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태다. 그동안 치료제 7곳, 백신으로 10곳이 선정돼서 임상 지원을 받았지만 성공한 사업은 없다.
지원을 받은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 7개 가운데 5개는 개발 중단을 선언했고, 올해 들어 임상 지원을 받은 프로젝트는 단 한건도 없는 상태다. 지난해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도입되면서 후발주자에는 시장성이 없다는 인식이 퍼졌다. 당장 항체치료제를 개발한 셀트리온도 흡입형 항체치료제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의 치료제 개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풍제약은 자사가 개발하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추가 임상 2상에 돌입했다. 일동제약은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개발하는 치료제(조코바)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을 오는 9월에 마무리하고 허가 작업에 돌입한다.
바이오니아를 비롯한 제약·바이오업계가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에 다시 뛰어드는 것은 오미크론을 비롯한 변이가 나타나면서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팍스로비드 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하는 등 가격에 대한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른바 ‘보건 안보’에 대한 인식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앞서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인 정기석 한림대의대 교수는 지난 22일 “코로나 유행 3년이 돼 가는데 (국산) 치료제는 아예 소식이 없다”라며 “R&D(연구개발) 비용이 20조원 넘게 들어갔지만 백신·치료제 개발과 투자 결과를 반성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와 질병청이 R&D 지원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올해로 종료되는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임상지원 사업’이 연장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벤처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임상 지원 사업이 올해 종료되는 것은 맞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라며 “앞으로 코로나19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가 지원 사업 연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이후에도 백신 개발은 줄을 잇고 있다. 셀리드는 전날 오미크론 대응 백신 임상 1/2상이 ‘올해 2차 코로나19 백신 신약개발 임상지원사업’ 신규 과제에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앞서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하는 백신 유코백-19에 대한 임상 3상도 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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