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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이창용 "환율보다 물가 걱정…내년 2.1% 성장, 침체는 아니다"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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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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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를 중심으로 한 통화정책기조는 유지한다.”

25일 한국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거듭 ‘물가와의 전쟁’을 강조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1998년(9%) 이후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이날 한은이 내놓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5.2%다. 지난 5월 전망치(4.5%)보다 0.7%포인트 올렸다.

이 총재는 “7월 이후 두 달 동안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물가 정점이 당초 전망(9~10월)보다 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점에 이르더라도 높은 물가 오름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빅스텝(0.5%포인트 인상)보다는 0.25%포인트씩 점진적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래는 이 총재와 일문일답.

Q :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나온다. 한미 금리 격차 더 커지면 자본유출 가능성은.

A : 오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한미 금리가 같은 수준이 됐다. 하지만 9월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더 큰 폭으로 역전될 것이다. 역전되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자본 유출을 촉진할 수 있다는 우려 이해한다. 하지만 한미 금리 격차와 자본 유출, 환율의 움직임은 기계적으로 작동되는 건 아니다. 과거에도 격차가 났음에도 자본유출이 심각하지 않았다. 격차가 너무 커지지 않도록 부정적 영향을 모니터링할 것이다.

Q :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쳤나.

A : 우리가 왜 환율을 우려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한은이 우려하는 건 환율 수준 자체보다 원화가치 절하로 인해 생기는 물가 상승 압력,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중간재 수입 기업의 고충이 국가 경쟁력에 미칠 영향력이다. 최근의 환율 상승을 보며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사태가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이야기한다. 지금 한국 통화만 절하되는 게 아니다. 1997년과 2008년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순채권국이다. 명확히 말씀드리면 한은의 금리 정책은 환율 수준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다. 환율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고려한다.

Q : 0.25%포인트의 점진적 인상 기조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아직도 유효한가

A : 크게 봐서 7월에 생각했던 물가와 성장 전망 경로가 다르지 않다. 포워드 가이던스(0.25%포인트씩 점진적 인상) 기조는 유지한다. 여러 경기 하방성에 대한 불확실성이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결정을 보고 어떻게 0.25%포인트씩 계속 갈지, 어떻게 조정할지 보면서 가는 게 합리적이다. 시장 전망(연말 기준금리 연 2.7~3%)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Q : 최근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물가 정점 지연될 수 있지 않나.

A : 지난 7월 금통위 이후 두 달 동안 국제 유가가 상당폭 하락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월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수해와 추석으로 인해 물가 정점이 다시 뒤로 밀릴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다시 또 유가와 가스 가격이 오르지 않았나.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물가 정점이 생각보다 당겨질 가능성도 있겠지만 정점을 지났다고 해서 안정적이라고 말하기엔 불안하다. 정점에 이르더라도 물가 (상승률) 수준은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물가 중심으로 한 통화정책기조는 유지할 것이다.

Q : 경제가 연착륙하면서 물가가 한은의 목표치(2%) 수준으로 안정될 수 있나.

A : 한 금통위원이 한은은 정부로부터는 굉장히 독립적이라고 보지만 Fed로부터는 독립적이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외부 충격을 한은이 통제할 수는 없고,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연착륙 가능성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

Q : 내년 경제성장률(2.1%)은 잠재성장률(2.0%)보다 살짝 높다. 침체로 볼 수 있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A : 전 세계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만 유아독존으로 높기는 어렵다. 미국은 2%를 밑돌고, 중국도 3% 이하로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도 한국 성장률이 2.1%를 달성할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표다. 잠재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불황이 아니고 중립 이상으로 본다. 침체라고 말할 수 없다.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라 보기 어렵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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