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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판매자 떨게 한 '그 조항'... 네이버·쿠팡, '갑질 약관'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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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오픈마켓 불공정 약관에 입점업체 피해
부당한 계약 해지 및 제재 조항 삭제
약관 불리하게 변경 시 개별 통보
한국일보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네이버, 쿠팡 등 7개 오픈마켓 사업자가 '갑질 약관'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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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오픈마켓 사업자가 자사 사이트 또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입점업체(판매자)를 울린 '갑질 조항'을 시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오픈마켓 사업자가 입점업체에 일방적 계약 해지나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불공정 약관을 고쳤다고 밝혔다. 약관 시정에 동참한 오픈마켓은 △네이버 △11번가 △위메프 △인터파크 △G마켓 △쿠팡 △티몬 등 소비자가 많이 찾는 온라인 상점이다.

오픈마켓은 우선 '상당한 우려·위험이 있는 경우 판매 중지 등을 할 수 있다'는 추상적인 제재 조항 삭제 등 부당한 계약 해지 및 제재 조항을 고쳤다. 그동안 오픈마켓은 해당 조항을 근거로 입점업체의 잘못 여부를 따지기 전에 소비자 신고만으로 판매 중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 조항은 실제 작동한 경우가 드물었지만 입점업체를 압박하는 수단이었다. 입점업체로선 강력한 제재인 판매 중지를 피하기 위해 오픈마켓의 갑질 정책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어서다.

공정위는 또 오픈마켓이 입점업체에 약관을 불리하게 변경할 때 개별 통지를 통해 제대로 알리도록 했다. 기존 오픈마켓은 수수료를 인상하더라도 사이트 공지글만 띄우고, 입점업체가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했다. 해당 공지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입점업체는 수수료가 더 싼 오픈마켓으로 갈아탈 기회를 놓쳤다.

입점업체가 자사 온라인 마켓에서 다른 온라인·오프라인 상점보다 비싸게 팔지 못하도록 한 최혜대우 조항도 없앴다. 이 조항은 자유로운 가격 결정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판매자의 판촉 전략을 방해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판매자의 고충을 신속히 해결하고 건전한 거래질서를 마련하기 위해 스스로 약관을 시정했다"며 "앞으로 입점업체가 불공정 약관으로 입게 될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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