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2022.8.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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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달러 대비 원화값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틀 연속 직접 환율 안정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시장은 세계적인 차원의 강달러 추세에 비춰볼 때 정부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환율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4원 내린 1342.1원에 마감했다. 전날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2009년 이후 13년여 만에 가장 높은 1345.50원에 장을 마치며 연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제2차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환율(원화)이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금융·외환 위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환율 급등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정부의 의지만으로 억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과 중국·유럽의 경기둔화 우려 등 우리 정부가 제어하기 어려운 대외 변수로 인한 강달러가 환율 상승의 핵심 원인이란 점에서다.
금융데이터 전문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08.7선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100을 넘어가면 달러화의 가치가 그만큼 다른 통화 대비 높다는 의미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은 결국 통화 간의 상대적인 가치 차이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보다 유럽과 중국 경제가 부진하다보니 달러화 가치가 밀려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화는 특히 대외 개방도가 높은 경제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에서 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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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연구원은 "우리 정부로서는 크게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 2015~2016년 중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외환보유고만 소진하고 환율의 방향성을 바꾸지 못한 경우도 있었던 만큼 우리로선 개입의 강도와 시기를 절묘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개 외환시장에서 구두개입은 실개입과 함께 이뤄진다. 전날 윤 대통령의 환율 관련 언급 직후 외환당국은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구두개입을 했는데, 당시 실개입도 이뤄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문제는 과도한 실개입이 자칫 대외건전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외환보유액은 환율 방어를 위한 당국의 개입 등의 영향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 등에 따르면 국내 외환보유액은 지난 7월 기준 4386억달러로, 지난해 10월(4692억달러)에 비해 6.6%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단기외채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지난 2분기말 준 41.9%로 2012년 2분기(45.6%)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당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1997년 4분기(657.9%)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온 2008년 3분기(78.4%)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그룹 연구원은 "정부의 개입에도 달러화 강세 흐름이 바뀔 만한 여지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등 긴축 기조를 계속 강하게 가져가려고 하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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