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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잭슨홀 앞둔 롱베팅 + 사라진 네고' 외환딜러들이 보는 환율 급등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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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 소극적 대응도 원인 지적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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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340원대까지 올라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일선 외환딜러들은 지난주 이후 가팔라진 환율 상승세에 대해 역외 중심의 원화 약세(환율 상승) 베팅과 여전한 수요 우위의 수급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아울러 외환당국이 환율 상승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것 또한 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국제 금융시장에선 인플레이션 압력 진정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과감한 금리 인상이 정점을 지났다는 이른바 `피크 아웃’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험자산들이 랠리를 펼쳤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와 연준이 여전히 매파적인 입장이라는 해석 속에 금융시장은 다시 리스크 오프(Risk-off) 쪽으로 급격하게 돌아섰다. 특히 이번주 열리는 연준의 잭슨홀 포럼을 앞두고 제롬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 기조를 고수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증폭됐다.

이에 국내외 증시의 베어마켓 랠리가 멈춰섰고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오르는 등 시장은 뚜렷한 위험회피 성향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시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달러 롱∙원화 숏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목소리다.

A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외국인 주식자금도 순매수로 돌았고 통상적인 수급상 환율이 크게 오를 요인은 없다”면서 “지난주 이후 핫 머니들이 달러 롱쪽으로 붙은 것 같은데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연준 잭슨홀 이벤트를 앞둔 시장 불안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 “이는 잭슨홀 미팅에서 생각보다 덜 매파적인 발언이 나올 경우 환율 급등세가 진정될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보통 월말을 맞아 집중되곤 하는 수출 업체들의 네고 물량도 시장에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 환율이 고점을 높이다 보니 업체들이 달러 물량 매도를 늦추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B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급한 자금이 아니면 나 같아도 더 오르기를 기다렸다가 팔겠다”면서 “수급은 여전히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외환딜러들은 국내 외환당국이 환율 상승에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환율이 크게 오르거나 하락할 때 외환당국은 구두개입과 실개입을 통해 속도 조절에 나선다. 그런데 아직까지 외환당국이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딜러들의 얘기다.

B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대통령까지 나서 환율 얘기를 하고 있지만 아직 당국의 스탠스는 강달러 여건 속에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수 없다는 쪽인 것 같다”면서 “예전보다는 덜해졌다고 하지만 수출 업체들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 등도 감안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 해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아주경제=이경호 증권부 팀장 nalza2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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