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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환율 ‘폭주’ 한국경제 영향은···물가 정점 늦추고 수출도 기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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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가득 찬 모습이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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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상승이 13년 4개월만에 장중 1340원을 돌파하면서 올 가을 정점을 기대했던 물가 오름세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화 약세는 보통 수출 채산성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주요국의 경기 둔화, 중간재 수입비용 상승 등을 감안하면 최근 상황은 수출도 환율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이 경제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수입물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22일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올 7월 기준 수입 물가지수는 원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7.9% 상승했다. 결제 통화(달러) 기준 수입물가 상승률 14.5%보다 훨씬 높았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13.4%포인트 만큼 국내 물가가 더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최근 국제유가와 곡물가 등이 하락하고 있지만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그 효과가 반감된다. 정부는 최근 국제 원자재가 하락을 근거로 10월 즈음엔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예기치 않게 급등하면서 국내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하지 않고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도 커졌다.

원화 가치가 떨어졌지만, 수출 증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통 원화 약세는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중간재 수입비용 등이 크게 올라 최종 수출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엔화, 위안화 등 경쟁국들의 통화가치가 동반 하락하면서 저환율효과도 제한된다. 중국, 유럽 등 주요 수출시장의 경기가 나빠지고 있는 점도 악재다. 미국 경제가 두 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순수출의 기여도가 -1.1%포인트로 마이너스 전환한 점은 이같은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대외적으로 전쟁이나 고물가 영향으로 교역량 자체가 줄고 있어 수출이 잘 될 것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면서 “우리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환율 수준을 찾으면서 물가도 떨어뜨려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출이 둔화하는 반면 수입물가는 고공행진하면서 무역수지 적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무역수지 적자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면 원화 가치는 더 하락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원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으나 수출이 그만큼 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대외 경기 악화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크고 무역수지가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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