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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도대체 원가는 얼마인가요?"…'당당치킨'이 쏘아 올린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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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시민이 치킨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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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저가 전략을 앞세워 판매 중인 '당당치킨'이 인기를 끌자 다른 대형마트들도 덩달아 치킨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찾으려는 이들이 대형마트로 몰리는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프랜차이즈 치킨 원가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 유통 절차 복잡해 공급가 추가 발생…"시작점 달라"


19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마트 치킨에 사용되는 7~8호 육계의 가격은 이날 오전 기준 1kg당 4244원이다. 반면 프랜차이즈들이 주로 사용하는 9~10호 육계의 가격은 3923원에 책정되어 있다.

유통 구조에 따른 가격 차이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대형마트의 경우 육가공업체나 도계장에서 육계를 바로 확보할 수 있지만,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맹점에 제품을 전달하기 전 물류창고를 우선 거쳐야 한다. 지역과 수량에 따라 제품을 분배하기 위해서다.

즉 도계장에서 창고에 오는 과정, 또 창고에서 가맹점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인건비와 차량비가 각각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가맹점에 납품되는 육계의 가격은 제품에 따라 4500~6500원 남짓으로 오른다는 게 업계 관계자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육계는 일반 택배처럼 이송하는 상품이 아니라 식품위생법에 따라 냉장 보관을 하면서 이송해야 한다"며 "들어가는 기름(경유)값이 비싸고, 또 인건비 문제도 겹친다. 이게 두 번 적용되다 보니 대형마트와는 애초에 시작점이 다른 것"이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각 프랜차이즈가 활용 중인 식용유와 튀김가루, 치킨무, 시즈닝 등 양념과 포장비가 추가된다. 이 비용은 대형마트도 지출하지만, 일반 가맹점의 경우 가게 임대료와 브랜드 로열티, 광고비까지 추가로 들어간다. 부가세 또한 별도다.

◆ "2018년부터 배달 중개비 내기 시작"…가맹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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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치킨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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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배달대행 플랫폼의 중개 수수료 역시 문제 삼고 있다. 기존에 수수료를 받지 않던 플랫폼들이 지난 2018년께를 전후로 중개 수수료(결제금액의 10% 상당)를 받기 시작했는데 이를 각 가맹점주가 부담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중개비나 배달 라이더 비용까지 합치면 가맹점주가 수수료로 내는 금액만 1마리당 7000~8000원 남짓"이라며 "또 맥주와 음료 등은 본사가 납품하는 게 아니라 가맹점주가 해당 업체에서 직접 사는 식인데 이 단가 또한 올라 부담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건비 문제 역시 쉽지 않다. 최저임금이 9160원이라고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1만5000~1만7000원을 시급으로 지급해야 한다"며 "중간 과정을 모르는 소비자로서는 당장 결제금액만 생각하니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비교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1만8000원에 팔아도 수익이 남았지만, 지금은 (소비자부담 배달비를 제외하고) 2만원에 팔아도 실제로는 1만3000~1만4000원 내에서 인건비·가스비·수도비·전기비·임차료를 제외하고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생닭보다 저렴한 당당치킨" 농담도…논란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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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6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2022'를 찾은 관람객들이 프랜차이즈 창업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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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는 유통 구조와 소비 방식이 다른 만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치킨 3사(제너시스BBQ, bhc, 교촌에프앤비)를 필두로 한 프랜차이즈 업계가 지나치게 수익을 남긴다는 비판이 거세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당당치킨의 누적 판매량은 이달 15일 기준 38만마리를 돌파했다. 소비자가격으로만 보면 당당치킨은 후라이드 기준 1마리 6990원, 2마리 9900원으로 프랜차이즈 제품의 30% 수준이다.

당당치킨이 출시되고 두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오픈런'이 잇따르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말복이었던 지난 15일에는 홈플러스가 1000원 추가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생닭보다 싼 가격'이라는 웃지 못할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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