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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나이프크루 폐지’ 왜?…여가부 장관·실무자 말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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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장관, ‘버나크 폐지’ 국회 발언 뜯어보니

폐지 과정·배경 등 부처내 실무자와 엇갈린 언급

“국민껜 사과해도 버나크 참여팀 사과 필요 없어”


한겨레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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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18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청년 성평등 추진단’(버터나이프 크루) 사업 폐지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여가부가 아닌 위탁운영사 ‘빠띠’가 먼저 중단 통보를 했다 △해당 사업이 부적절해서 폐지한다 △국민에 대한 사과는 필요하나, 참가자에 대한 사과는 할 수 없다.

19일 <한겨레>는 김 장관 발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여가부와 버터나이프 크루가 한 간담회 녹취록을 전부 입수해 살펴봤다. 간담회는 지난달 21일과 이달 5일 두 차례 열렸다. 녹취록에는 여가부가 먼저 사업 중단을 통보했음을 뒷받침하는 언급이 기록되어 있다. 장관과 해당 사업 실무자의 인식 차이도 고스란히 담겼다.

■ 여가부 실무자 “논란 계속…차라리 정리” vs 장관 “사업자가 중단 요청”



여가부 실무자 : 만약 사업을 개선해서 나간다고 해도 저희가 느끼기에는 이 사업이 다시 이런 말이 안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 조금 확신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지금 저희 부서 상황하고 맞물려서 이런 저희가 여러분을 안전한 공론장에서 이런 사업을 하실 수 있게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닌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여러분들께 저희 입장을 빠띠를 통해서 전달을 드렸습니다.(중략)

여러분들하고 좀 개선에 대해서 논의를 해 볼 수 있겠다 생각을 했었는데, 계속 생각을 거듭할수록 이 사업에 대해서 여러분들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정체성이 있는데 바꾸는 거를 요구하는 것이 예의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 간다고 한들 이 사업에 대해서 외부의 지적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었습니다.

—8월5일 여가부·버나크 간담회 회의록 발췌

김현숙 장관은 18일 열린 여가위에서 “빠띠 쪽이 먼저 중단을 요청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8월5일 회의록에는 실제 상황은 김 장관의 발언과는 다르다는 걸 유추할 수 있는 언급이 상당수 발견된다. 초기에는 여가부도 사업 내용 개선 후 유지를 검토했으나, 그런다고 논란이 진화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여가부의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실무자는 간담회 말미 한 참가자가 ‘이미 (사업중단을) 결정한 상태로 통보하러 나왔다고 저희가 인식해도 되느냐’고 묻자 “사업이 더는 진행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했고, 오늘 차라리 사업을 정리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 여가부 실무자 “부처 입지 문제” vs 장관 “일부 사업 매우 부적절”



여가부 실무자 : 이게 결과적으로는 저희 크루분들의 잘못이 아니고 저희 부의 입지하고도 상관이 있는 것 같아서 크루님들한테 이 피해가 간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저희 부 폐지의 소용돌이에 휩쓸려가지고 이렇게 된 것 같아서 좀 그렇습니다. (지난 7월21일 여가부·빠띠 회의록 발췌)

김현숙 여가부 장관: (페미위키 사업 등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중략) 다양한 청년이 수혜를 봐야하는데, 페미위키 등 매우 부적절한 단체도 있어서,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그래서 전면 재검토했던 것입니다.

—지난 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

사업 폐지 원인에 대한 실무자와 장관의 인식이 서로 달랐다. 실무자는 사업 중단이 여가부 폐지론의 영향 받은 것임을 인정하고, 버나크 참가자의 잘못으로 발생한 사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때문에 실무진은 두 차례 간담회 내내 “죄송하다” “사과드리겠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러나 장관은 달랐다. 전날 여가위에 참석한 김현숙 장관은 해당 사업에 문제가 있어 사업을 폐지한다는 취지로 수차례 답변을 이어갔다. 일부 사업이 “매우 부적절”하며, 해당 사업이 여성 의제·참가자 위주로 “편향”되어 다양한 청년 목소리를 듣는 데 한계가 있어 폐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버터나이프 크루 사업 자체의 문제로 폐지한다는 입장인 만큼, 참가자에게 사과도 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출범식까지 한 사업이 갑자기 엎어진 데 대해 사과할 생각 없느냐’는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의 질의에 “국민께 사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민께 사과했다”고 답했다.

■ 실무자 “참가팀 보호가 우선순위” vs 장관 “평범한 2030과 차이” 낙인찍기

여가부 실무진은 두 차례 간담회에서 참가팀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반복했다. 7월21일 실무진은 “(참가팀에 대한) 2차 가해도 있고, 상처받으셨을 것 같아서 사과드리고 싶다” “가장 약한 우리 팀들이 공격받지 않는 방향 그런 방향으로 가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참가팀 보호가 우선순위”라고 했다.

정작 버터나이프 크루 참가자에게 가장 파급력이 큰 발언을 해 공개적으로 ‘낙인’을 찍은 당사자는 김현숙 장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 장관은 지난달 12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참가팀은) 내가 학교에서 본 평범한 2030세대와는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이를 접한 빠띠가 “시민을 이중잣대로 나누고 낙인 찍었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낼 정도였다. 외려 실무진이 “(장관 인터뷰 등으로) 낙인 찍혔다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희는 크루편이고, 인터뷰 내용이나 문구에 오해가 있을 것 같은데 전혀 그런 뜻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대신 진화하는 모습이 녹취록에 담기기도 했다.

김 장관은 전날 여가위에서도 “사업이 다양한 청년 목소리를 듣고 문화를 확산하는 것보다는 편향, 집중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부 수혜자에 집중되어서 똑같은 사업 반복하고 있단 지적에 동의한다” 등 참가팀에 대한 공개적 비판을 이어갔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빠띠’ 대표와 전 여가부 장관이 총리 직속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위원이었다며 부정청탁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자 “법리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권오현 빠띠 대표는 <한겨레>에 “여가부 장관, 본 적도 없다”고 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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