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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박근혜 수사한 ‘특수통’…‘기수 파괴’ 여파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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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수사 외 기획업무도 탁월…정무감각 갖춰

윤 대통령 총장 때 핵심 참모로 지근거리 보좌

‘대통령 측근’ 검찰총장 중립성 확보는 과제

고검장급 사표 이어질 경우 인사 여파도 극복해야

헤럴드경제

이원석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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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18일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낙점된 이원석(53·사법연수원 27기) 대검 차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하는 등 특수수사 외에 기획업무 분야에서도 역량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현직 고검장들과 비교해 ‘기수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데 따른 후속 인사 여파는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중동고-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1998년 검사로 임관해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 국무조정실 파견검사, 대검 수사지원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제주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전임자인 김오수 전 검찰총장 퇴임 후 직무대행을 맡아 조직을 빠르게 장악하고 안정시켰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사법연수원 27기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동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기획조정부장으로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검사를 맡아 ‘정운호 게이트’로 불린 법조 비리 사건을 파헤쳤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한 특수통으로 손꼽힌다. 정부 입법을 총괄하는 법무부 법무심의관실이나 정책 조율을 하는 대검 기획조정부 업무 경험도 있어 정무적 감각도 뛰어나다.

이 후보자가 검찰총장이 되면 윤석열 정부에서 불거졌던 ‘총장 패싱’ 논란도 상쇄되는 효과가 생긴다. 법무부는 검찰총장 부재 상태에서 대규모 검찰 인사를 연쇄적으로 단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총장 직무대리인 이 후보자와 상의를 거쳐 인사를 했기 때문에 이러한 논란은 자연스럽게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

다만 이 후보자가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독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된 것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특히 이재명 의원의 성남FC 후원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검찰에서 수사 중이고, 문재인 정부 고위직들이 대거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서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김오수 전 총장보다 7기수 아래인 이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생긴 ‘기수 역전’ 여파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사법연수원 24~26기 고검장이나 검사장급 고위 간부들이 물갈이될 수 있다. 대규모 검찰 인사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번 연쇄적인 인사이동이 생길 경우 인력 유출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당장 검찰총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여환섭(54·24기) 법무연수원장, 김후곤(57·25기) 서울고검장, 이두봉(58·25기) 대전고검장 등은 승진인사 두 달 만에 거취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사직자가 나올 경우 ‘고검장→검사장→차장검사’로 연쇄적으로 인사이동이 불가피하다. 고검장급 대우를 받는 대검 차장에 이 후보자보다 후배 기수 검사를 등용해야 하는 문제도 생겨 인사 여파가 훨씬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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