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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선거 앞둔 미국서 '트럼프 압수수색' 정치쟁점화…여야 간 충돌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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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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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1월 중간 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진행된 연방수사국, FBI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기밀문서 유출 의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자 공화당에서는 2024년 대선 재출마가 유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원 정보위원회와 감독위원회는 에이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 국장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의혹 피해 상황을 평가하고 의회에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고 CNN이 현지시간 어제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헤인즈 국장에 보낸 편지에서 FBI가 압수수색으로 기밀 문건 11건을 확보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 문건을 유출해 보유한 무모한 결정은 국가 안보상의 위험을 초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가방첩관리실, ONCIX 등에 피해 상황을 조사하도록 하고 이를 조속히 보고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DNI는 중앙정보국, 국방정보국, 국가안보국, 연방수사국 등 10여 개 연방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조직입니다.

앞서 FBI는 지난 8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내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며 마이애미 연방법원은 지난 12일 영장과 압수품 목록 등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FBI는 압수수색을 통해 11건의 기밀문건을 확보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방첩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1917년에 제정된 방첩법은 국가 안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정보를 유출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방첩법 폐지를 요구했습니다.

그는 "방첩법은 1차 세계대전을 반대하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는 등 시행 초기부터 악용됐다"면서 "방첩법은 수정헌법 1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원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으로 당내 서열 3위인 엘리스 스터파닉 의원은 "트럼프는 바이든과 2024년에 가장 대결을 벌일 것 같은 정적"이라면서 "중간 선거가 100일도 안 남은 시점에 FBI가 급습한 것은 완전한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극우 성향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FBI 예산 삭감을 주장했으며 폴 고사 하원의원은 "FBI로 알려진 민주당원 '갈색 셔츠'의 제거와 완전한 해체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갈색 셔츠'는 나치 독일 당시 아돌프 히틀러에 충성한 돌격대 갈색 군복을 입은 데서 유래한 말입니다.

하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크 터너 의원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가 법 위에 있지 않지만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 역시 그렇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을 9시간이나 수색한 것에 대해 갈런드 장관은 정당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내 많은 의원은 압수수색의 토대가 된 압수수색 영장 진술서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FBI가 압수한 문건에 핵무기 관련 내용도 포함돼 있다는 보도에 "날조"라는 반응을 보인 바 있습니다.

또 기밀문서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퇴임 전 이미 기밀에서 해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FBI가 압수한 물품 가운데 변호사의 비밀유지 특권에 해당하는 문건도 있다는 보수 성향의 폭스 뉴스 보도와 관련해 "FBI가 변호사와 고객 간 (비밀 유지) 특권에 해당하는 물품과 행정 특권 관련 물품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물건들은 가져가서는 안 되며 나는 이 물건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이런 비판을 반박하면서 공세에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정치적이라는 공화당 비판에 대해 "이것은 정치를 넘어선 문제"라면서 "대통령이 아니라 법이 왕이다. 누구나 법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FBI 공격 등에 대한 신중론이 있습니다.

이는 향후 수사 내용이 추가로 공개될 경우 잘못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입니다.

FBI 요원 출신인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하원의원은 "모든 사람이 직책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의무이며 모든 사실을 알 때까지 어떤 것에 대한 판단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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