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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사망자 맞다네요"…이어지는 신원 확인에 유족들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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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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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화성 모두누림센터

"신원 확인됐대요? 잘 보내주고 와요."

오늘(27일) 오전 '화성 전곡리 공장 화재' 사망자 유족 대기실이 마련된 모두누림센터 앞에서는 여러 명의 유족이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이번 화재 사고로 37세의 딸을 잃은 A 씨는 다른 사망자의 유족들이 신원 확인 결과를 받았다는 얘기를 듣자 오열하며 이들을 끌어안았습니다.

유족 대기실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신원 확인 결과를 함께 기다려온 이들이 결과를 들었다는 소식에, A 씨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A 씨도 전날 밤 딸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을 들은 상태입니다.

A 씨는 "저분들은 사망자의 고모인데 어떻게든 신원 확인 결과를 일찍 받고 싶어 DNA 대조를 하겠다고 했지만, 직계만 가능하다고 해 많이 힘들어했다"며 "가족이 숨졌다는 게 너무 슬픈 소식이기는 해도 일단 결과가 나와서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모두누림센터에는 A 씨와 같이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의 유족들이 속속 모여 들었습니다.

앞서 시는 신원 확인 작업이 완료된 유족들에게 오늘 오전 중 모두누림센터로 집결하도록 안내했습니다.

오늘 오전 현재 시는 이들을 화성시청 대강당으로 데려가 장례 관련 절차 등에 대해 안내하고 있습니다.

B 씨도 전날 오후 9시쯤 시로부터 23세 아들(중국 국적)이 사망자로 확인됐다는 연락을 받고 아침 일찍 이곳을 찾았습니다.

B 씨의 아들은 이번 화재 사고 사망자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B 씨는 전날 연락을 받자마자 양가 친척들과 급히 아들이 있는 화성 장례문화원으로 가 시신을 확인했습니다.

근처 숙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샌 이들은 어둡고 착잡한 표정으로 차량에서 내려 센터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B 씨는 "아직 장례 절차에 대해 제대로 정해진 건 없다"며 "일단 시에서 유족들을 모았으니 관련된 사항을 얘기해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한국에 거주 중이라는 B 씨는 "중국에 살던 애가 나랑 가까운 곳에 살겠다고 2달 전에 온 건데"라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반면, 아직 신원 확인 결과가 나오지 않아 속을 태우는 유족들도 있었습니다.

오늘 오전 센터로 들어선 중년 남성 3명은 "고인의 신원 확인 결과가 나왔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직도 안 나왔어요"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들은 오늘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센터 유족 대기실에 머물며 언제 나올지 모르는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일부 유족은 신원 확인이 됐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장례식장에 찾아갔지만, 시신을 확인할 권한이 없었다며 답답해했습니다.

앞서 A 씨에게 고인의 신원 확인 소식을 전하며 눈물을 쏟았던 유족들은 이후 시신을 확인하고자 인근 장례식장으로 이동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센터로 되돌아왔습니다.

한 유족은 "간절한 마음으로 갔는데 시신을 확인하려면 직계 가족을 데려오라고 하더라"며 "이런 법이 어딨느냐. 지금 한시가 급하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30분쯤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에서 난 불로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습니다.

사망자는 내국인 5명, 외국인 18명(중국 국적 17명, 라오스 국적 1명)입니다.

현재까지 인적 사항이 특정된 사망자는 총 17명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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