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군함 대응 주목…갈등 고비 맞나
WSJ, 11월 미중 대면 정상회담 가능성 보도
‘외교의 시간’ 모색 가능성도
[유튜브 ‘Arirang News‘ 채널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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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이 수주 내 자국 군함과 군용기가 대만 해협을 통과할 것이라 예고하고 나서면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중국의 1차 무력 시위가 마무리된 대만 해협에 또 한번 미국과 중국 간의 군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12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태롭게 하고 현상을 변경하려는 구실로 사용했다고 비판하면서 수 주내 자국 군용기와 군함의 대만 해협 통과를 예고했다.
캠벨 조정관은 역내 안보 수호와 대만에 대한 지원을 위한 “조용하면서도 과단성 있는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며 ‘수주 내 항공기와 선박의 표준적인 대만 해협 통과’가 그 조치들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그간 해오던 대로 미국 군함 등이 대만 해협을 통과할 것이며 그것은 국제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8일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브리핑에서 “미국은 대만 해협을 포함해 국제법상 허용된 곳은 어디서든 작전하고 비행하고 항해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캠벨 조정관이 ‘수주 내’라는 시간표를 알린 것이다.
미군 군함 등의 대만 해협 통과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만 해도 지난달 19일 구축함 벤폴드, 4월 이지스함 샘슨, 3월 구축함 랠프 존슨, 1월 이지스함 듀이가 각각 대만 해협을 통과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중국은 대규모 군사행동을 하면서 대만 해협에 대한 주권과 관할권 주장을 행동으로 옮겼다.
중국군은 반복적으로 군함과 전투기를 대만 해협 중간선 동쪽 공역과 수역으로 파견함으로써 중간선 무력화를 시도했다.
대만 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 조약 체결 후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중국은 자국 군함에서 대만 해안선과 산세가 드러나도록 찍은 사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대만이 주장하는 12해리(약 22㎞) 영해 안에 중국 군함이 들어갔거나 그 근처까지 진입했음을 과시했다.
중국군은 또 대만 주변 6곳을 훈련구역으로 삼았는데 이 중 대만 서남부, 북부, 동북부 3개 훈련구역은 대만이 2009년에 선포한 12해리(22.224㎞) 영해 이내에 진입했다. 특히 서남부와 북부 훈련구역 가운데에는 대만 육지와 가장 가까운 곳이 10해리도 되지 않는다.
당시 대만 국방부 쑨리팡 대변인은 3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중국군 훈련은 대만의 주권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며 “지정된 해역은 대만의 영해까지 미치거나 그것에 매우 가깝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군함의 대만 해협 항행은 그 이전과 의미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좌시할 경우 이번 펠로시 대만 방문 국면에서 이룬 전략적 성과에서 물러서는 듯한 인상을 자국민들에게 줄 수 있기에 중국으로선 강하게 대응할 필요성을 느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런 터에 중국은 지난 5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미국과의 전구(戰區) 사령관 통화, 국방부 실무회담, 해상 군사안보협의체 회의 등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해협에서 양측이 대치할 때 충돌을 막는 데 쓰일 수 있는 소통 채널을 중국 쪽에서 끊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었다.
결국 펠로시의 대만 방문과 그에 대한 중국의 1차 대응 국면에서 '정면 대치'는 피했던 미중이 향후 미국 군함·군용기의 대만 해협 통과를 계기로 본격 대치할 것인지 주목되는 형국이다.
특히 미국의 11월 중간선거(상·하원 의원 및 주지사 선출)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중국의 20차 당 대회 등 중대 정치 일정은 상대에 대한 유연성 발휘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이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인도네시아 발리)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태국 방콕) 참석차 동남아를 방문해 현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회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12일 나와 눈길을 끈다.
이달 초 열린 아세안 관련 연쇄 회의 계기에 미중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되지 못한 데서 보듯 당분간 미중 양국은 외교적으로 냉각기를 가질 공산이 커 보이지만 두 나라 사이에 고조되는 위기 상황이 역설적으로 최고위급의 대면 필요성을 부각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군사적 충돌까지 우려되는 긴장과 갈등의 시간을 ‘외교의 시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모색이 양국 사이에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는 양상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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