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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종합부동산세 폭탄 논란

다주택자, 매물 거둬들이는데…"종부세 덜 내도 파는게 유리" [W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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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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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이라는 그림자가 부동산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주요 지역 아파트의 호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급등한 금리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의 매수심리는 싸늘히 식어가 거래가 급감하는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1일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제도 폐지 및 세율 인하 등을 골자로 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내놓자, 시장 참여자들은 다시 한번 고민이 깊어졌다.

일단 다주택자들은 시장에서 매물을 거둬들이며 다시 한번 보유 주택 매도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아실에 따르면 정부가 종부세 개편안을 내놓은 지난달 21일 이후 이달 10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046건에서 6만2573건으로 2.3% 감소했다. 구별로 보면 서초구가 -6.2%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송파(-4%), 강남(-2.2%) 등 다른 강남권도 매물이 상당히 줄었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정부가 시행 중인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 종료 기한인 내년 5월 9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매도를 보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고, 상담을 원하는 고객들에게도 좀 더 여유를 갖고 매도 여부를 결정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다주택자들이 계속 시장을 관망만 하고 있는 게 맞는 것일까. 그리고 시장 변화 속에서 1주택자와 무주택자들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 것일까. 매일경제가 부동산 시장 전문가 5인에게 종부세 개편안 시행 예정으로 인한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전략과 시장 전망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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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가 설문한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라면 최근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되, 기본적으로 보유 주택 수를 줄이는 데 집중할 것을 권유했다. 종부세 개편안으로 세금이 많게는 수천만 원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양도세 부담이 큰 상황이라 내년 5월 초까지 정부가 양도세 중과를 하지 않는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라는 뜻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내년 5월 초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유예된 상황하에서는 매도에 비중을 두고 전략을 짜는 것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아무리 종부세가 완화됐지만 양도세 부담이 훨씬 더 큰 상황이고, 취득세 중과도 여전하기 때문에 종부세 감면을 틈타 주택을 늘리는 것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역시 "종부세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여전히 부담이 큰 상황이라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 매도하는 것이 좋다"며 "투자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은 그동안의 투자 수익을 회수하고 다음 상승기를 준비할 때"라고 조언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미래가치가 떨어지는 지역 내 주택부터 처분하고, 입지가 좋은 주택이라면 당분간 보유하거나 증여를 고려해 세금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매도를 고려하더라도 당분간은 금리 상승과 정부 정책 방향을 지켜보는 게 좋다"며 잠시 시장을 관망할 것을 권했다. 종부세 개편안 또한 연말 국회 통과가 필요한 상황으로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 좀 더 시장 진행 상황을 살펴보라는 뜻이다. 이승훈 리얼비전경제연구소장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인구 감소 지역, 주택 공급 확대 지역 같은 곳이라면 매도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라면 최근 집값 하락 시기와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매물을 좋은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충고가 많다. 최환석 센터장은 "하반기에 나올 급매물을 잡는 것은 나쁘지 않다. 단 너무 공격적으로 매수하지 말고 핵심 지역과 본인이 반드시 필요한 지역에서 부득이하게 나오는 급매물을 잡을 필요가 있다"며 "대출도 금리 인상기를 감안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훈 소장도 "서울 주요 지역과 1기 신도시 등 입지가 좋으면서도 단지 시장 하락 공포감 때문에 떨어지는 지역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합수 교수는 1주택자 갈아타기에 대해 "하락기에는 어차피 대부분 지역 주택 가격이 떨어지니 부담 없이 관심 지역으로 갈아타기를 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갈아탈 경우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니 금리 부담은 커진다는 점은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1주택자들이 갈아타기를 할 때에는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시기라면 먼저 이사갈 집을 사고 보유 주택을 팔았지만, 지금과 같이 거래가 안 될 때에는 먼저 보유 주택을 팔고, 이사할 집을 살 것을 전문가들은 권유했다. 자칫 사고 싶은 주택 가격이 떨어졌다며 급히 매수했다 보유 주택이 안 팔리면 크게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취득세 중과 등을 감안하면 종부세가 낮아졌다고 해서 1주택자가 다주택자가 되는 것은 안 된다는 견해를 보인다.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추가 주택 매입 시 취득세율은 8%에 달한다.

향후 투자 유망 지역에 대해서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서울 강남권 등 한강변 지역을 꼽았다. 시장 하락 조짐이 보일 때일수록 덜 떨어지고, 다시 반등할 수 있는 핵심 지역에 관심을 가지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투자 주의 지역은 교통 개선 여지가 떨어지고,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한 곳, 수도권 외곽 지역을 주로 꼽았고 서울이라도 나 홀로 아파트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노원 등 서울 외곽 지역에 대해서는 다주택자들 매물 출현으로 인한 가격 하락 우려로 나올 수 있지만, 오히려 이 같은 상황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향후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일단 지금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더욱 급감하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문가들은 아직 종부세 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된 상황이라 향후 정책 변화를 좀 더 지켜보려는 관망세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합수 교수는 "올해 60%까지 낮춘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과세표준 정할 때 반영하는 공시가격 비율)을 내년에는 다시 80%로 올린다는 이야기가 최근 나오는 등 정부 정책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다주택자들이 정책이 확정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확률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내년 이후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금리 인상과 정책 변화에 대한 리스크가 진정되면 다시 공급 부족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시장이 강보합 정도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승훈 소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격이 약보합을 보일 수 있지만 내년 하반기 정도에는 공급 부족 이슈가 다시 커지면서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큰 동요가 없는 전월세시장은 연말로 갈수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박합수 교수는 "세금 전가 현상 감소가 일정 부분 영향은 있겠지만 세금을 깎아준다고 전월세 가격을 올리지 않는 임대인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대출받아 집을 산 집주인들의 경우 당연히 전월세 가격을 올리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승훈 소장은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이 적은 상황에서 월세 수요가 많아지면 월세 가격이 오를 것이고, 이렇게 되면 다시 전세나 매매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종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등 주요 지역에서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준석 대표는 "종부세를 인하해준다고는 하지만 다주택자에게 아직 종부세는 여전히 많은 편이고, 취득세와 양도세는 바뀐 것이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똘똘한 한 채'로 가는 것이 여전히 유리하며 고객들도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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