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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총리' 정운찬의 쓴소리 "윤 대통령, 따뜻한 가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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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정책 비판과 제언' 주제로 특별 강연
동반성장 위해 초과이익공유제 강조
"내각·대통령실 서·오·남, 다양성 필요"

한국일보

이명박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동반소장연구소장이 12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경제가 어렵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선 명목상의 자유보다는 따듯한 가슴이 더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사진은 6월 23일 정 소장이 고 조순 전 경제부총리의 빈소를 찾은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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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경제학자이면서 이명박(MB)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장이 12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경제가 어렵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선 자유보다는 따듯한 가슴이 더 필요하다"며 쓴소리를 했다. 또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으로 불리는 윤석열 정부의 내각·대통령실을 두고는 편향적이라며 "유연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이날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심포지엄 특별강연에 나서 "윤 대통령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는 30차례 언급됐지만 평등은 한 번도 들리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소장은 강연 주제부터 '윤석열 정부의 경제 철학과 정책: 비판과 제언'이라고 정해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

정 소장은 지난달 별세한 조순 전 경제부총리와 함께 경제학계 내 대표적인 케인스주의자다. 시장 개입, 재벌 개혁 등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케인스주의는 진보 정부와 가까운 경제 철학이다. 하지만 정 소장은 보수 정부인 MB정부 국무총리를 맡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정 소장은 동반성장을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동반성장이 자본주의에 위배된다는 반론이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승자 독식의 이익 극대화를 견제한다"며 "(대기업) 협력업체에 성과가 합당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게 한국 자본주의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동반성장을 구현하려면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낙수효과와 분배를 강조하는 분수효과를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낙수효과의 복원을 위해 대기업 지배 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고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해야 한다"며 "분수효과를 위해선 하도급 중소기업·비정규직 노동자 등 경제적 약자에 대한 의식적 배려와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또 "구체적인 동반성장 실천 방안으로는 대기업에 흘러가는 자금이 중소기업에 합리적으로 가도록 하는 초과이익 공유제가 있다"며 "가령 미국 미식축구 리그는 1970년대부터 구단 간 빈부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경기장 입장 총수입의 40%를 구단에 동일하게 나눴는데 모든 구단 전력이 상승하면서 관중도 더 몰렸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이어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려면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대통령실과 내각의 출신 학교는 서울대, 경력은 검찰이 대다수"라며 "윤 정부가 신뢰 위기를 극복하려면 전문성을 높이고 인재풀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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