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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실적 쇼크! 쇼크! "퍼펙트스톰 온다"…삼성·하이닉스도 '위기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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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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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뉴스1) 민경석 기자 = 2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세계 최초 GAA 기반 3나노 양산 출하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공동취재) 2022.7.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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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나라의 핵심 성장동력 역할을 해온 반도체 산업에 위기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코로나19(COVID-19) 봉쇄 등에 따라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는 퍼펙트스톰(복합경제위기) 가능성으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어서다.

정부 차원의 반도체 산업 육성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둔화 가능성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기업들의 투자계획 보류, 시기 조절, 또는 축소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로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론·엔비디아 실적 쇼크 "반도체 수요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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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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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블룸버그통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일제히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현지시간 9일 미국의 대표 메모리 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은 6~8월 분기 매출액이 이전에 제시했던 68억~76억달러 범위의 최하단이거나 하단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펩리스 기업인 엔비디아도 GPU(그래픽 칩) 수요 둔화로 5~7월 분기 매출액이 지난 5월에 예상했던 81억달러 대비 17% 적은 67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CPU(중앙처리장치) 등을 생산하는 AMD 역시 3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제시하면서 PC 매출액이 10%대 중반대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근 실적발표를 하면서 모바일, PC의 수요 둔화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PC 제조업체 등 고객사의 D램 재고가 충분하고 8월 회계연도 마감을 앞둔 미국 공급업체들이 큰 폭의 할인에 나설 것이기에 8월과 9월에도 가격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향후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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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장에선 D램가격을 비롯한 주요 메모리 반도체의 단가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1Gb*8)의 고정거래 가격은 2.88달러로, 전달 3.35달러에 비해 14.03% 하락했다. 지난 2019년 2월(-14.5%) 이후 3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하락률이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7월 4.10달러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했다. 트렌드포스는 PC용 D램이 3분기에 전분기 대비 15%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글로벌 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스마트폰·IT(정보기술)등 소비재 제품 수요가 줄어든 여파다.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 투자도 줄고 산업용 반도체 수요도 줄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조정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증했던 반도체 시장 수요가 올 들어 둔화 조짐을 보이는 데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악재가 겹치는 상황과 맞물려 모바일과 PC 등 전방 수요가 둔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서버수요도 글로벌 경기 위축 여파로 줄어들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하향조정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 추정치는 이달 9일 기준으로 54조2895억원으로 석달전(63조5319억원)에 비해 14.5% 하향 조정됐다. SK하이닉스 역시 16조8276억원에서 12조8170억원으로 23.8% 낮췄다. 재고상황도 여의치 않다. 3분기 시작하는 시점에 D램 재고일수는 삼성전자 11주, SK하이닉스 10주, 마이크론 9주로 파악됐다. 2분기 말과 비교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각각 1주씩 증가했다. 건전한 재고일수가 4주 정도라는 점에 PC 모바일 등 전방 수요부진 전망까지 감안하면 실적은 더욱 하향 조절될 가능성이 있다.


내년 상황 더 암울…투자시기 조정 가능성도

문제는 이러한 실적 악화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데 있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의 비트 단위 수요 증가율이 8.3%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의 비트 단위 수요 증가율이 한자릿수인 것은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내년 D램의 비트 단위 공급 증가율은 14.1%로 예측됐다.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면서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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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충북 청주사업장 M15 공장 전경./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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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주요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 당초 시설투자 계획을 보류하거나 시기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마이크론은 향후 수 분기에 걸쳐 생산량을 조절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고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 등이 생산 설비 신설 계획을 변경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했다. 최근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는 "하반기 제품 재고 수준을 지켜보면서 내년 투자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투자시기를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적정 수준의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자계획을 운영할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거시경제가 리세션(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어 반도체 업계 입장에선 어려운 하반기가 될 것이라는 게 통상적인 예상"이라며 "물론 올해 상반기 실적이 괜찮았기에 연간 실적은 나쁘지 않을 거고 국내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대부분 고정거래처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급격한 변동성을 겪진 않겠지만 전반적인 시장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투자를 계속 확대하면 공급과잉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데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이 경우 곧바로 단가가 하락하는 까닭에 기업의 채산성이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국내기업들의 재고수준이 몇달째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만큼 공급과잉에 대비해 일정부분 투자시기 조정 등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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