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부가 다주택자 감세 내용을 담은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서울에서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세금 감면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주택자들의 관망세가 당분간 이어지며 '거래절벽' 또한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아실에 따르면 종부세 개편안이 발표됐던 지난달 21일 이후 이달 9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046건에서 6만1613건으로 3.8%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같은 기간 서대문구가 2259건에서 2104건으로 6.9%나 줄어 감소율 1위를 기록했다. 서초구(-6.8%), 송파구(-5.6%), 강남구(-3.3%) 등 강남권 또한 단기간에 매물이 많이 줄었고, 구로구(-6.5%), 영등포구(-6.3%), 광진구(-6%), 성동구(-4.2%) 등도 매물 감소율이 높았다. 이 기간 서울 전체 25개구 중 용산구(0.6%), 종로구(1.9%)를 제외한 23개구에서 아파트 매물이 감소했다. 용산구는 지난달 말 서울시에서 용산정비창 개발계획을 발표한 이후 오히려 매물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꼭 팔아야 할 이유가 있는 이들 외에는 급할 게 없다며 관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강남권에 다주택을 보유한 이들은 종부세 부담이 컸기 때문에 이번 감세안으로 인해 매도를 재고하는 사람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라면 미래 가치가 떨어진 지역에 보유하고 있는 주택은 매도하고, 핵심 지역들에 위치한 주택은 보유하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매매와 달리 서울 전세와 월세 물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7월 21일~8월 9일 서울 전세 물량은 1.7%, 월세 물량은 3.6% 늘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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