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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매 빨리 맞은 것…친환경·바이오·로봇株 전망 밝아" [주전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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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인터뷰이 4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매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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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는 경기 침체, 인플레이션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쳐 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조정을 받는 '하드랜딩'(Hard Landing·경착륙)이 이뤄졌습니다. 매를 빨리, 세게 맞은 거죠."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4일 매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국내 증시를 이 같이 총평했다. 경기침체를 비롯한 여러 악재가 작년에는 우려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과정을 밟았다. 전쟁과 같은 생각지도 않은 변수로 인해 '소프트랜딩'(soft landing·연착륙)이 불가능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9%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여기에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이날 27년 만에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는 상황이다.

유 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바닥을 딛었으나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러시아 에너지 정책, 중국과 대만의 긴장 등 지적학적 리스크로 향후 전망을 내놓기 매우 어렵다고 했다. 다만 매크로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3분기를 바닥으로 국내 증시가 박스권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로는 2300~2700선을 제시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급부상했던 우려가 조금씩 풀리는 구간이 나올 것"이라며 "지금 수준에서 코스피가 전저점인 2300선 내외까지 갈 확률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코스피가 큰 폭의 하락은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상단도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유 센터장은 이 같은 분석이 '화폐 환상'에서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물가가 상승하면 기업에서는 제품 가격을 인상해 매출이 늘고, 이에 따라 이익도 증가하는 구조다. 여러 경제 지표를 실질 GDP를 바탕으로 진단하는 데 반해 기업의 이익은 명목 GDP로 환산한다는 게 유 센터장의 설명이다. 명목 GDP에는 물가상승분이 반영돼있지 않아 기업 이익 증가율이 높게 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온 것도 같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유 센터장은 "70년대 대물가 시대에도 기업 이익 증가율은 어느 때보다 높게 나타났다"며 "명목 GDP상 숫자를 높고 보면 기업의 이익이 나쁘지 않다는 게 시장을 이끄는 하나의 동력이 됐다"고 짚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으나 3분기가 더 우려가 크다고 했다. 원자재 가격 폭등세가 1분기에 가장 심했고, 6월부터는 조정을 받았으나 오히려 비용 단에서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친 건 3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실적으로 인해 주가가 조정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 센터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사인 삼성전자의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반도체 가격이 3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면서도 "반도체 빗그로스(비트단위 출하량 증가율)가 10% 초반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내년 쇼티지(공급난)가 나올 경우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함께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대피처로는 친환경주, 바이오주, 로봇주를 추천했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 정부 정책 수혜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경기민감주를 비롯해 은행주와 증권주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 센터장은 "특히 전기차의 경우 수요 부문에서 성장성을 크게 의심하지 않는다"며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했는데,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가격 결정권을 보유한 시장 지배력이 높은 회사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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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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