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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고물가에 닫히는 지갑, KDI “경기 하방 압력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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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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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물가와 금리 탓에 경기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국책연구기관 진단이 나왔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런 내용의 ‘KDI 경제동향 8월호’를 발간했다. KDI는 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제조업의 부진이 완화되며 완만한 경기 회복세는 지속됐으나, 고물가와 대외 여건의 악화로 경기 하방 요인이 고조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전(全)산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0.6% 늘었다. 그달 취업자 증가 폭도 전년 동월 대비 84만1000명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반적인 경기는 아직 회복 흐름을 타고 있지만 전망은 한층 어두워졌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비심리가 얼어붙기 시작했고, 세계 경제도 둔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 모두 문제다. 한국 수출에서 20%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가 꺾이기 시작한 영향이 특히 크다. KDI 분석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대(對)중국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6월 8.3%에서 7월 1.6%로 추락했다. 중국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액이 이 기간 16.8%에서 18.2%로 개선된 것과는 대조된다.

그동안 내수를 떠받쳤던 소비 경기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높은 물가와 금리에 부담을 느낀 가계가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서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소비자심리지수는 7월 86으로,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100 아래로 내려갈수록 소비자의 경기 인식이 비관적이란 의미다.

KDI는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향후 소비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미국 경제도 역성장을 지속하며 대외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금리 상승이 경제에 점진적으로 파급됨에 따라 경기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전반에 대한 KDI 평가는 6월 “경기 회복세 약화”, 7월 “경기 회복세 제약”에서 8월 “경기 하방 압력 가중” 등 점차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전문가 진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KDI가 7월 국내 경제 전망 전문가 1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경제성장률은 올해 2.4%를 기록한 후 내년 2.0%로 내려앉을 것이란 응답(중간값)이 나왔다. 지난 4월 조사 때와 견줘(올해 2.6%, 내년 2.5%) 성장 전망치가 크게 뒷걸음질쳤다. 이들은 수출 증가율도 올해 10.3%에서 내년 4.5%로 내려앉고 실업률, 취업자 수 같은 고용지표도 내년 악화하겠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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