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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잠시 더위 잊었다"…치솟는 물가에 제주도 대신 몰려간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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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서울광장에 설치된 야외도서관 '책 읽는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이 잔디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이 행사는 오는 10월말 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운영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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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승아(34·경기도 김포)씨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항공요금만 왕복 20만원이 넘는 데다 식비 등 경비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박씨는 “당초 사나흘가량 제주도를 자전거로 일주하는 목표를 세웠는데 날씨도 덥고 물가도 너무 올랐다”며 “시원한 집에서 평소 보고 싶었던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에너지 충전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항공·숙박·렌트카 가격 일제히 급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한낮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가운데 물가도 그에 못지않게 오르고 있다. 특히 숙박·렌터카 비용이 다락같이 올랐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호텔 숙박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올랐다. 국내 항공료 역시 전년 동기 대비해 16.3% 상승했다.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승용차 임차료는 6월 28.9% 폭등하더니 7월에도 24.7% 올랐다. 이에 따라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고 멀리 떠나는 휴가 대신 ‘콘텐트’로 아쉬움을 달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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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성수기를 맞은 이번 주말 약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하루 평균 인천공항 여객 수가 7만여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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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해진 방구석 해외여행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휴가 콘텐트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다. 특히 최근 OTT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 등 콘텐트 자체가 풍부해졌다. 방안에서도 마치 해외에 온 듯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예컨대 넷플릭스 영화 ‘그레이 맨’은 미국·프랑스·체코·태국·크로아티아·오스트리아·아제르바이잔 등 7개국의 모습을 담았다. 지난달 22일 공개 이후 한국과 독일을 비롯한 92개국에서 영화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소설이 원작인 영화 ‘어디 갔어, 버나뎃’의 경우 그린란드에서 촬영한 생생한 남극의 모습이 펼쳐져 잠시 더위를 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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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블록버스터 영화 '그레이 맨'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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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잊고 몰입하는 ‘북캉스’의 매력



가상세계 배경의 콘텐트도 인기다.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는 지난달 한국 공상과학(SF) 소설을 대표하는 김초엽 작가의 신작 『수브다니의 여름휴가』를 단독 선공개해 월간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 플랫폼은 휴가철을 맞아 SF 장르물을 강화해 다산북스와 함께 ‘2022 SF 오디오 스토리 어워즈’를 통해 선정한 6편의 수상작을 오디오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회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여름에는 집중해서 볼 수 있는 SF와 추리소설, 공포물 등의 장르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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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김초엽 작가의 소설『수브다니의 여름휴가』. 사진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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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타버스와 만난 K팝



온라인 속 가상의 세계관은 올해 K팝 업계의 가장 큰 화두다. 걸그룹 블랙핑크는 최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게임 속에서 ‘블랙핑크×펍지모바일 2022 인게임 콘서트’를 열었다. K팝 가수가 게임 속 가상공간에서 콘서트를 진행한 첫 사례다.

이 공연을 위해 제작한 신곡 ‘레디 포 러브’ 뮤직비디오는 지난달 29일 공개 하루 만에 유튜브 조회수 1571만 뷰를 기록하며 같은 날 영상 최다 조회수 달성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블랙핑크와 펍지모바일의 조합으로 탄생한 뮤직비디오가 메타버스 시대의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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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가 지난달 29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게임 속에서 콘서트를 열고 ‘Ready For Love’(레디 포 러브)의 3D 아바타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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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K팝과 메타버스의 조합은 게임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속한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의 사업조직 ‘하이브IM’은 지난 6월 모바일게임 ‘인더섬 with BTS’를 출시했다. BTS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만든 게임으로 멤버들이 로고와 캐릭터 디자인, 음악 등에 직접 참여하면서 팬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이 게임은 출시 12일 만에 누적 가입자 수 500만 명을 달성했고, 구글 스토어와 애플 앱 스토어에서 5점 만점에 각각 평점 4.8점과 4.7점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떠나지 않아도 엄마 아빠와 함께해요



학생들의 여름방학 기간인 8월 가족들과 즐길 수 있는 콘텐트들도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인 ‘클래스101’은 자녀와 부모가 함께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댄스 배우기, 디저트 만들기 등의 영상 강의를 선보였다.

자녀와 함께 골프와 요가를 배워보거나 점토로 피규어 모형을 만들고 색칠하는 커리큘럼도 등장했다. 국내 대표 박물관의 이야기를 게임으로 풀며 자연스럽게 역사에 흥미를 갖게 하거나 곤충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보는 등 체험형 공부 콘텐트들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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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하 프로의 골프 클래스(왼쪽)와 정의동의 피규어 제작 클래스 화면. 사진 클래스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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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밀리의 서재 콘텐트사업본부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며 독서로 재충전하는 ‘북캉스’나 집에서 OTT와 온라인 강의로 알차게 휴가를 보내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극장가에서 연휴 특수를 노려 신작을 개봉했던 것처럼 콘텐트 업계도 바캉스 시즌에 높아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트를 확충하거나 SF·공포물 등 인기 장르의 기획전을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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