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방송은 미국 내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6600건을 넘어서고, 지난달 23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함에 따라 미 연방 정부가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오브레곤 공원에서 시민들이 원숭이두창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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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어 베세라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해 다음 단계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모든 국민이 원숭이두창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비상사태 선포로 인해 연방 정부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자금과 데이터 등 자원을 확보하게 된다. 추가 인력 배치 등의 조치도 취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연방 정부에 앞서 캘리포니아주, 일리노이주, 뉴욕주가 주 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로렌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공중보건법 교수는 “미국 정부의 진지한 대응 태도를 알려주고, 전 세계적인 경보를 울리는 것”이라며 “이번 선포는 비상대응에 교과서적인 사례로, 원숭이두창 퇴치에 정치적인 반대는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원숭이두창 확산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원숭이두창 예방에 사용되는 3세대 백신 ‘진네오스’를 110만회 분량(55만명 분)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원숭이두창 감염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 집단 160만명 가운데 3분의 1 가량만 접종이 가능한 분량이다.
백신 부족 논란이 불거지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백신 투여 방식 변경도 고려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로버트 캘리프 FDA국장은 이날 1회 용량의 진네오스 백신 1병을 최대 5회 개별 투여하는 방안을 허용할 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염률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추가 해결책이 필요한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목표는 항상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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