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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테라 사태 논란' 김서준 대표 "나도 보유액 4조원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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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자펀드를 운용하면서 블록체인 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테라·루나 폭락 사태' 당시에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해시드는 국내 암호화폐 벤처캐피털(VC)의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3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루나 투자와 손실 규모를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테라 초기 투자에 참여하는 대가로 해시드가 보유했던 루나 3000만 개의 99%를 처분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 이는 루나 가치 최고점 기준으로 36억 달러(약 4조7000억원)에 해당한다.

김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우리가 투자하는 자산은 매우 실험적"이라면서 "우리는 매매 권장을 하지 않는 것을 항상 원칙으로 지켰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시드가 매도한 루나는 스테이킹 리워드(테라 출시 이후 루나를 예치해 얻은 이자 보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국내의 한 언론은 해시드가 테라 붕괴 사건이 일어나기 5개월 전부터 루나 약 1300억 원어치를 매도해 왔다고 전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루나 코인의 대표적인 초기 투자자다. 김 대표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완전히 쪼개진 옛 테라 공동체를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여전히 "테라의 취약성을 알면서도 옹호를 계속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루나 코인이 폭락하기 전까지도 김 대표가 코인의 가치를 과장해왔다고 주장한다.

실제 그는 1달러에 맞춰지도록 설계된 테라USD(UST)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을 당시에도 "가격 연동 메커니즘 자체는 잘 보존됐다.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면 다시 1달러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메시지는 테라와 루나가 완전히 붕괴하는 과정에서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김 대표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개적인 메시지를 거의 내지 않고 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역시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UST를 지지하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고 거기에 실제로 투자했다. 이 투자가 실패했지만, 내 말과 행동은 100% 일치했다. 실패와 사기는 다르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서준 대표는 폭락 사태 수개월 전부터 1000억원이 넘는 루나를 팔아 현금화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에 대해 그는 암호화폐 예치를 통해 보상으로 받은 '스테이킹 리워드'를 매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암호화폐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루나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아직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블룸버그에 "우리가 투자하는 자산은 실험적인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거래 권고도 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항상 유지해왔다"며 "여전히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블록체인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시드가 지난해 12월 24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사용했다"며 "이 자금을 소진하는 대로 또다시 자금 모집에 나서 블록체인에 대한 투자를 늘릴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시드는 한 국내 언론에 일명 '플레이 투 언(P2E,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기)'으로 전해진 '게임파이' 분야에 투자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에 부족한 실용성(유틸리티)을 만들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게임이라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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