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월 저점대비 7%대 ↑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힘 실리고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도 쑥
돌아온 외인 지난달 2.3조 '사자'
증권가는 지수 상단 올려 잡지만
3분기 기업 실적 먹구름 짙어져
개미 약해진 화력도 반등 걸림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내 증시가 잇따른 상승 시그널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것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인플레이션을 식히는 단비가 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도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달러화의 고공 행진이 주춤하면서 귀환한 외국인들은 6거래일 연속 1조 8000억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쓸어 담으며 매수 주체로 떠올랐다. 그러나 기업들의 3분기 실적 하락 가능성과 동학개미들의 화력이 약해지는 점은 반등의 발목을 잡을 변수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66포인트(0.47%) 오른 2473.1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7월 저점 대비 이달 3일까지 7.39% 상승하며 전 세계 증시 반등세에 비해서는 ‘중간’ 수준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이 13.84%, S&P500지수가 9.62% 오른 데 비해서는 못 미치는 회복력이다. 대중 수출 비중이 높고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컸던 독일(9.57%)에 비해서도 뒤처진다. 다만 일본(6.96%), 대만(5.92%)의 반등률은 웃돌았다.
억눌렸던 지수가 살아나면서 증권 업계는 8월 예상 코스피지수 상단을 2550~2650선으로 잇따라 올려 잡으며 안도 랠리의 연장을 점치고 있다. 현재보다 3~7% 추가 반등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낙관론의 근거는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찾고 있는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신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유가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내렸다. 3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은 배럴당 3.50달러(3.71%) 내린 90.9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월 10일 이후 최저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산유국의 미미한 증산 결정 소식에도 WTI 국제 유가가 재고 부담, 투기 수요 이탈 등으로 90달러 초반까지 내려갔다는 점은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며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도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들도 한국 증시에 돌아오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은 7월 한 달간 코스피시장에서 2조 3215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조 3987억 원을 순매수한 후 최대 규모다. 미 달러화 가치가 고점을 찍었다고 판단해 환 차익까지 노린 자금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도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펀드매니저 출신인 짐 크레이머는 최근 월가 베테랑 투자자 래리 윌리엄스의 분석을 인용해 월가가 바닥일 때면 켜졌다는 ‘윌리엄스 패닉지수’가 매수 신호를 최근 보냈다면서 “긴 상승 랠리의 시작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3분기 기업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32곳 중 115곳(49.5%)은 한 달 전에 비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줄어들었다.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이 중국 경기 둔화의 영향을 눈에 띄게 받는 중이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을 거치면서 하반기 실적 컨센서스는 급하강을 시작했다”며 “마진 전망이 개선되는 업종은 에너지를 제외하면 전무하다”고 말했다.
동학개미들의 화력이 이전 같지 않은 점도 우려를 더한다. 개인은 최근 7거래일간 7077억 원을 팔아치웠다. 그동안 고점에 물려 있던 주식들이 조금이나마 올라오자 손실 폭을 최대한 줄이면서 손절매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시총 비중이 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하락 추세와 원화 약세의 뚜렷한 반락 여부 등이 하락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이런 변수에서 개선이 부족하면 2500이 단기 고점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성채윤 기자 dwise@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