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BOE의 플렉시블 OLED. /BOE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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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중국 BOE, CSOT(차이나스타)가 만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워치6(가칭)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중국산 OLED 패널 적용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간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해 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중국 패널 검토는 자칫 국내 기업의 시장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전자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갤럭시워치6용 OLED 패널 견적요청서(RFQ·Request For Quotation)를 중국 BOE와 CSOT,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보냈다. 견적요청서에는 패널 납품 가격과 공급량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 예정인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5·플립5(가칭)와 갤럭시S23(가칭)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할 OLED 패널 공급도 BOE와 논의 중인 것으로 업계는 본다. 현재 플래그십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점 구조를 깨고,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로 하여금 경쟁 체제를 만들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의도로 읽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1월 열린 CES 2022에서 안쪽으로 두 번 접히는 멀티 폴더블(접히는) OLED 디스플레이 '플렉스 G'를 전시한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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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을 대부분 중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의 경우 중저가 갤럭시A와 인도 시장 전략폰인 갤럭시M의 일부 모델을 제외하면 중국 업체 패널 사용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글로벌 선두급의 중소형 OLED 기술력을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상황에서 굳이 중국 업체 제품을 공급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실제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올해 2분기 기준 점유율 71.9%의 절대적인 사업자다.
그러나 경기침체 우려가 환경을 변화시켰다.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완제품 업체인 삼성전자로서는 원가절감이 절실한 상황이고, 가격경쟁력 유지를 위해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동등 성능에 낮은 가격을 앞세워 최근 시장을 넓히고 있어, 삼성전자로서도 전기를 마련할 계기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중국 OLED 기술력이 국내 업체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최근 평가도 삼성전자가 중국 OLED 사용을 고민하는 배경이다. 중국 OLED 패널은 그동안 가격이 저렴한 만큼 성능도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BOE가 그 까다롭다는 애플의 품질 검사를 통과해 올 가을 출시 예정인 아이폰14(가칭)에 OLED 패널 공급사에 들어가게 됐다. 이를 계기로 중국 디스플레이 기술력에 대한 평가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래픽=이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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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중국 업체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애플이 디스플레이 공급선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으로만 두지 않고, 중국 업체를 포함한 것도 공급망 다양성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여겨진다.
이런 견해는 중국 업체와 삼성디스플레이를 기술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실제 BOE는 애플 아이폰14에 OLED 패널을 공급하지만, 일반 모델인 6.1인치로 공급이 제한된다. 고급형인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저온다결정산화물(LTPO·Low-Temperature Polycrystalline Oxide) 박막트랜지스터(TFT·Thin Film Transistor) OLED 패널만 쓴다. LTPO OLED는 BOE의 OLED보다 생산 원가가 약 20% 비싸지만, 낮은 소비전력과 높은 주사율(1초에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프레임의 개수)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가격 저항이 낮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는 더 적합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사례를 보더라도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와 중국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2년 이상 벌어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업계는 삼성전자의 중국 OLED 패널을 검토한다는 사실만으로 국내 업계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점유율은 20.5%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점유율 17.7%와 비교해 2.8%포인트 늘어난 규모로, 지난 2019년 9.7%와 비교해서는 3년여 만에 점유율이 2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LCD 시장을 삼킨 중국 업체들이 중소형 OLED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설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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