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발행자가 공급량 정하는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채굴 방식으로 유통량 제한해 안정성 높다"며
폭락한 지금이 투자 적기
채굴 방식으로 유통량 제한해 안정성 높다"며
폭락한 지금이 투자 적기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명의로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대량 매각을 발표해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24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시세가 나오고 있다. 2022.07.24. ks@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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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올들어 전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폭등했던 암호화폐가 유독 크게 떨어졌다. 수많은 무명 암호화폐들이 사라지고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금융기관과 거래소가 막대한 피해를 보면서 파산하는 일이 속출했다.
그러나 일부 암호화폐 전도사들이 비트코인은 다른 암호화폐와 다르다며 하락한 것을 계기로 사들이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리 클립스텐은 지난 3월 암호화폐 루나에 대해 "(유전자 분석회사를 설립해 사기로 투자를 유치한) 엘리자베스 홈즈의 냄새가 난다"며 사기라고 트윗했다. 또 새로 등장한 암호화폐 은행 셀시우스 네트워크도 "대형 폭발 위험"이 있다고 썼다.
그로부터 몇 주 뒤 루나와 셀시우스가 붕괴하면서 1조달러 상당의 암호화폐 가치가 사라졌고 클립스텐은 방송 고정 출연자로 나서 암호화폐 시장이 장사군과 사기꾼으로 가득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달 "암호화폐는 사기"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클립스텐은 한가지 점에서 다른 암호화폐 불신론자들과는 다르다. 비트코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클립스텐은 비트코인 전도사로 유명하다. 비트코인이 금융시스템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클립스텐 말고도 잭 도시 트위터 설립자도 열렬한 비트코인 지지자다.
비트코인 전도사들은 지난 6월 비트코인이 개당 2만달러 아래로 하락한 뒤에도 비트코인이 "헐값이 됐다"며 계속 사들이고 있다. 시장이 폭락한 뒤 투자자들과 의원들을 상대로 비트코인은 다른 수천개의 암호화폐와 다르다는 것을 적극 설파하고 있다.
클립스텐(44)은 비트코인 조각 장식품이 있는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비트코인 이외의 암호화폐들은 은행과 정부를 끌어들여 기존 금융시스템에 편입되는 수밖에 없다. 비트코인은 예외"라고 말했다.
이들은 암호화폐 하락을 수익 극대화 기회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셀시우스 사태가 터지면서 클립스텐은 셀시우스 네트워크 고객들에게 자신의 비트코인 서비스회사 스완 비트코인의 회원자격을 부여했다. 스완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지난 2008년 처음 등장한 이래 증가해왔다. 초기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주류 금융시스템에 환멸을 느껴 은행이나 중개매체 없이 거래가 가능한 가상화폐 시스템 구축을 꿈꿨다. 비트코인을 마구 찍어내는 중앙 은행이 없기 때문에 원리상 공급이 제한되는 비트코인은 가격 폭락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간주됐다.
비트코인 이후에 나온 많은 암호화폐들은 비트코인의 이같은 특징이 없다. 많은 경우 발행자가 유통량을 정하도록 돼 있어 중앙은행의 화폐발행 시스템과 기본적으로 차이가 없다.
열렬한 비트코인 전도사인 지니 송은 "비트코인은 분산돼 있고 디지털적으로 수량이 제한돼 있다. 다른 것들은 모두 중앙집중식이다. 감독을 받지 않고 자율규제되는 돈과 도박 수단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전도사들이 꿈꾸는 안정되고 분산되며 널리 통용되는 대안화폐는 아직 현실화되려면 멀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오르내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나스닥의 기술주와 마찬가지의 위험자산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일상 생활에서 결제수단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지난해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국영화폐로 채택했지만 대실패로 판명났다. 비트코인 거래를 위해선 "채굴"을 해야 하는데 이에는 과도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연구자들은 비트코인 채굴로 그리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맞먹는 연 6500만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전도사들은 여전히 비트코인 하락을 기회로 삼고 있다. 비트코인 잡지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 "비트코인 값이 떨어진 지금이 호기"로 돼 있다.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소프트웨어 회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CEO는 "다른 사람들의 위기를 악용해 파탄시킨다면 사기라고 비난당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볼 때 비트코인이 폭락한 것을 설명하기가 어렵지만 폭락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0년 비트코인이 "현금보다 장기적으로 잠재력이 크다"면서 비트코인을 비축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지난 6월말 현재 이 회사는 12만9699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매입금액은 40억달러가 약간 안된다. 최근 가격하락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장부상으로 10억달러 정도 손해를 본 상태다. 그는 비트코인이 크게 하락했을 당시 1000만달러를 들여 비트코인 480개를 샀다. 당시 가격은 개당 2만달러 이하였다. 이는 1년 사이에 이 회사가 사들인 가장 적은 금액이었다. 세일러는 조금 샀다고 해서 비트코인에 대한 확신이 줄어든 건 아니라고 했다. 당시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그것뿐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를 비롯한 전도사들은 비트코인이 미 정치인들에게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불만이다. 워싱턴에서 암호화폐 옹호 활동을 펴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에너지 사용이 적은 대안 화폐로 보수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지난 4월 암호화폐 회사 공동창업자로 억만장자인 크리스 라슨이 비트코인이 에너지 소비가 큰 채굴 방식에서 탈피하도록 하는 마케팅 캠페인에 500만달러를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채굴방식이 비트코인을 안전하고 공정하게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여전하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나름의 정치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데이비드 젤이 비트코인정책연구소를 설립해 워싱턴에서 친 비트코인 여론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 연구소는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젤 소장은 "비트코인은 여러 특성들이 결합돼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 특성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정책 토론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차이를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클립스텐은 자신이 비트코인 전도사가 된 것이 5년전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전도사로 부르는 건 경멸적이라며 대신 비트코이너(Bitcoiner)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맥켄지 컨설팅에서 일한 컨설턴트 출신인 그는 2017년 각종 암호화폐들이 쏟아지고 가격이 급등할 때 처음 관심을 가졌고 당시는 시험적으로 조금씩 사는 초심자였다고 했다.
그해 10월 비트코인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송을 만났고 그의 말에 공감했다. 클립스텐은 다른 새 암호화폐들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돈대신 주식을 주고받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당국은 비트코인을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규정한다.
2019년 클립스텐은 스완 비트코인을 설립했다. 자동 구매 프로그램 등을 통해 돈많은 사람들, 기업들, 소매 거래자들이 비트코인 투자계획을 세우도록 돕는 회사다. 이 회사는 개인화된 자문을 제공하면서 비트코인 구매액의 1%를 수수료로 받는다.
이 회사가 비트코인 신봉자들을 늘리고 있다. 스완의 고객들은 지난 6월 비트코인을 지난 4월보다 2배 이상 사들였다.
클립스텐은 자신이 보유한 현금 중 일부로 매일 기계적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이 떨어지는 동안에도 구매를 계속해왔다. 그는 자신이 횡재를 하게 될 경우 "부인에게 왜 진작에 비트코인을 더 사지 않았느냐고 불평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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