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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일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처치가 가능한 의사가 없어 원내에서 수술을 받지 못하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지는 일이 최근 벌어졌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그 당시 관련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진이 휴가를 간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2일 서울아산병원과 대한간호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새벽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이던 간호사 ㄱ씨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ㄱ씨는 원내 응급실로 옮겨져 색전술(혈관 내 색전을 이용해 출혈을 억제하거나 종양 전이를 방지하는 치료) 등 응급 처치를 받았지만, 긴급 수술이 필요했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에서는 당시 ㄱ씨를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없었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뇌출혈은 뇌 조직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파열돼 혈액이 뇌조직으로 새어 나가는 질병이다. 골든타임 3시간을 놓치면 치료가 어렵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추모글을 올리고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의사 부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일깨워 준 예견된 중대한 사건”이라며 “서울아산병원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본원 응급실에서 발생했던 일과 당일 근무한 당직자의 대처, 응급실 이동 후 서울대병원 전원까지 걸린 시간 등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관련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진이 휴가를 간 상황으로 부재했다”며 “병원 내에서 응급 치료를 위한 색전술 등 다양한 의학적 시도를 했지만 불가피하게 전원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함께 일했던 동료이자 직원이 회복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응급 시스템을 재점검해 직원과 환자 안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신을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직원은 지난달 31일 블라인드에 올린 글에서 “세계 50위권 안에 든다고 자랑하는 병원이 응급수술 하나 못해서 환자를 사망하게 했다”라며 “그날 병원 응급실에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날 당직자는 어떻게 했는지, 응급실 입원 후 전원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꼭 사실을 밝혀달라”라고 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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