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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배추 값 89%, 오이 75% 올랐다…유가 주춤하니 농산물값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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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통계청의 7월 소비자 물가 동향 발표를 하루 앞둔 1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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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격이 뛰고 있다. 올여름 무더위와 잦은 비로 채소와 과일 작황이 나빠서다. 치솟던 유가가 잠잠해지자마자 농산물발(發) 물가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배추 1포기 평균 소매가는 6709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89% 오른 가격이다. 평년(5년 평균)과 비교해도 49.7% 비쌌다. 지난해 같은 때와 비교해 오이(75%), 무(68.7%), 애호박(63.4%), 파(58.7%), 풋고추(52.5%), 토마토(47%), 양파(39.8%), 열무(28.6%), 당근(26.3%), 양배추(25.5%), 상추(19.6%) 등 소매 가격이 일제히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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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가격 조사 대상 신선 채소류 25종 가운데 값이 내린 건 방울토마토(-1.5%), 붉은 고추(-11.9%) 단 2개 품목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각각 39.2%, 2.7% 비쌌다. 나머지 대부분 신선 채소는 지난해 대비 수십 퍼센트(%)씩 오른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과일 값도 마찬가지다. 1일 기준 복숭아 10개들이 가격은 2만2381원으로 전년 대비 32.8% 올랐다. 포도 1㎏은 1년 전보다 43.2% 상승한 1만4740원에 팔리고 있었다. 제철 과일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비싼 가격이다.

6~7월 내내 이어진 고온 현상과 잦은 강우로 주요 채소ㆍ과일류 생산량은 예년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부족, 생산비 부담 등으로 각 농산물 재배 면적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 통계를 보면 배추(-8.6%), 무(-3.9%), 당근(-2.5%) 등 올해 재배 면적이 전년 대비 줄었다.

그동안 농산물 가격은 석유류 등 다른 공산품에 비해 덜 오르면서 ‘물가 완충재’ 역할을 해왔다. 실제 올 2~5월 신선식품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대비 상승률은 전체 평균을 밑도는 -2.2%에서 2.5% 사이를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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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하지만 이런 효과를 더는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주요 채소류 생육 실측 결과’를 통해 이달 이후 출하될 배추ㆍ무 등 주요 농산물 작황이 지난해보다 여전히 나쁘다고 진단했다.

휘발유ㆍ경유 등 국내 석유제품 값이 L당 2000원대로 내려오는 등 유가는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물가 고공행진을 막을 정도는 못 된다. 석유류 못지않게 농산물이 전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다. 각종 가공식품, 외식 서비스 물가 상승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올 6월에 이어 7월에도 6%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와 관련한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외 요인의 추가적인 돌발 변수가 없는 한은 9~10월경이 대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정점이 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답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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