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에도 개인투자자들이 석유주 등 에너지주를 거침없이 사들이고 있다.
7월 27일(현지시간) CNBC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2주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상장된 에너지주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입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질 캐리 홀 BoA 애널리스트는 투자 노트를 통해 "해당 기간 에너지주 순매수 규모가 2008년 이후 3~4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해당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에너지 종목은 미국 석유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으로, 총매수 규모는 1억9070만달러(약 2490억원)에 달했다. 미 석유회사 엑손모빌(1억7730만달러), 셰일 업체 데본에너지(656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에너지 부문 가운데서도 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에 대한 매수세가 강했던 것이다. 특히 옥시덴털은 7월 초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1200만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18.7%까지 끌어올린 종목이기도 하다. 이 같은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최근 경기 침체 공포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유가가 내리막을 걷는 상황에서 이례적이다. 지난 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7.26달러에 거래돼 연고점인 3월 8일 123.70달러 대비 21% 폭락했다. 전고점이었던 지난 19일(104.22달러)과 비교해봐도 6%가량 하락한 가격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S&P500 섹터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에너지 부문에 대한 믿음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야데니 리서치가 발간한 '2022 S&P500 부문별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S&P500 에너지 부문은 연중 34.9%가량 올라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다른 10개 부문과 대조를 이뤘다. 6월과 비교하면 2.2% 올라 서비스(-1.4%), 유틸리티(0.8%), 원자재(1.7%), 필수소비재(1.5%) 등을 앞섰다. 앞서 버핏의 동업자이자 억만장자 투자자인 찰스 멍거도 에너지주 가운데 석유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 글로벌 탈탄소 흐름이 이어져도 향후 수십 년간 화석연료를 찾는 수요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7월 중순 멍거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화석연료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화석연료를 없애지 않고 단지 덜 사용하게 될 뿐"이라고 밝혔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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