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에게 괴롭힘을 당한 초임소방관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단 소식, 최근에 전해드렸습니다. 저희가 취재를 할수록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해당 상관이 다른 부하 직원들에게도 욕설을 일삼고 개인적인 일을 강요했다는 내용입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중부소방서 소속 31살 강 모 소방사는 지난달 가족과 이별하기 전, 이상징후를 보였습니다.
[고 강 소방사 어머니 : 출근할 때 잘 다녀와 하면 응, 그러고 나갔는데 답을 안 했어요.]
강 소방사는 A4지에 119 안전센터 직속상관 A팀장의 이름과 함께 소방호스 전개 요령을 빼곡히 적어놓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족은 갑질 피해 흔적이라고 주장했는데 부산소방본부 자체감사에서 일부 연관성이 밝혀졌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소방 호스를 잘 다루지 못해 A팀장이 폭언을 하고 내근을 할 때 반복적으로 괴롭힌 사실을 인정한 겁니다.
다른 부하직원에 대한 구체적인 가해사실도 새로 드러났습니다.
공기호흡기 교체 도중 막말을 하고 전화를 할 때마다 툭 하면 욕설을 쏟아내는가 하면, 자신의 소송 준비를 위해 사적으로 일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달이 지나도록 징계위원회는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고 강 소방사 누나 : 물건(유품) 가지러 갔을 때 센터에서도 사람들이 자기들은 그런 일 없었다고 (쉬쉬하는 눈치였습니다.)]
25살 과천소방서 고 홍 모 소방사도 비슷합니다.
상관이 폭행까지 했다며 유족은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거부당했습니다.
[고 홍 소방사 아버지 : 이게 지금 3개월 됐잖아요. 저희가 뭘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참 답답하죠.]
소방청 차원에서 직접 대책 회의를 열고 소방서에서도 재발방지 교육에 나섰지만 보여주기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광역시·도의회마다 오랜 악습이 된 소방조직 내 갑질 문화를 뿌리뽑는 모니터단부터 운영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구석찬 기자 , 조선옥, 홍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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