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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말고 '원화 채굴' 뜬다…'3고 시대' 월급의 재발견, 왜 [앤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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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채굴’이란 말이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합니다. 월급을 받는다는 말을 비트코인 채굴에 빗대 표현한 신조어래요. 가상자산이나 주식으로 손실을 본 후 결국 월급이 최고라는 것을 깨달은 젊은층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 회사를 떠났던 파이어 족이 다시 취업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원화 채굴(월급)’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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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자산전략부장이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앤츠랩과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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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고금리의 일상화’ 때문이죠. 인플레이션이 둔화한다 해도 과거 수준으로 돌아갈 순 없기에 고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고요. 이런 상황에선 월급의 상승 속도가 다른 자산의 상승 속도를 앞지를 수 있다고 해요. 이런 신박한 논리를 설파해 주신 분은 박소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자산전략부장인데요, 박 부장에게 원화 채굴이 유행하게 된 배경과 효과적인 원화 채굴법(?)을 들어봤습니다. 박 부장은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를 거친 투자전략과 자산배분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Q : -하반기 경제 전망부터 해주시죠.

A : "단정적으로 바닥을 쳤다고 이야기 하긴 어렵겠지만, 상반기 시장 상황을 악화시킨 두 가지가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고물가)이었는데 유가나 곡물 가격, 원자재 가격 등이 10~30% 정도씩 빠지면서 극단적 인플레이션 우려에선 벗어났다고 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어난 12번의 경기 침체 중 고용시장이 활황인데 경기침체가 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죠. 고용이 버텨주면 침체는 오지 않거든요. 결국은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을 하지 않았더라면 오지 않았을 침체란 의미인거죠. 연준이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뒤 0.5%, 0.25% 수준으로 인상폭을 완화하면 생각보다 빠른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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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Q : -고물가와 고금리는 한풀 꺾이는 건가요?

A : "미국 경기 선행지수가 지난해 5월 고점이었고, 한국은 6월이 고점이었습니다. 보통 선행지수가 바닥을 칠 때까지 12~20개월 정도가 걸렸습니다. 지금 한국은 13개월 정도가 지나고 있어서 하반기 중에는 기술적ㆍ순환적인 반등이 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또 물류난이나 반도체 부족 현상이 완화되고 있어서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공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을 정도죠."

Q : -그러면 투자 전략에도 변화를 줘야 할까요.

A : "그렇진 않아요. 미국 기준 물가가 8~9%대인데 예전의 2~3%대로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5~6% 정도로 완화된다고 봐야 합니다. 현재의 고물가는 원자재 가격과 공급망 교란 때문이죠. 그렇다면 각국 정부는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물자를 생산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할 겁니다. 그동안은 중국이 생산해서 미국과 유럽에서 소비했는데 이제는 자기 나라에 생산시설을 두려 한다는 거죠. 그렇다면 결국은 자국에 투자를 할 수 밖에 없고요, 각국의 투자 활성화 기조에 맞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봅니다."

Q : -구체적으로 종목이나 섹터를 추천해 주신다면요?

A : "각국 정부 입장에선 에너지 방면 투자, 기술독립적인 투자(반도체 생산보단 반도체 소재ㆍ장비주), 방산 등에 투자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제는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으로 봤을 때 거품이 많이 걷혀 있죠. 이럴 땐 중장기적으로 큰 사이클의 줄기를 따라 기업을 선별하고 투자해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엔 임금상승 속도가 물가상승 속도보다 빠른 소비재 사이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근검절약의 사이클이라고 볼 수 있죠.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 헷지 투자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습니다."

Q : -인플레이션 헷지 투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 "실물 자산은 고금리 상황에선 자산 가치가 많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인컴(소득)과 복리를 겨냥한 투자를 하면 인플레이션을 헷지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는 롱 듀레이션(장기 회수)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자금 회수 기간이 굉장히 긴 주식(ex. 테슬라)이 유행이었지만 금리가 높을 때는 굳이 20년씩 성장을 기다려줘야해? 라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죠. 고금리 시대에는 현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는 채권이나 배당주, 리츠 등이 인기를 끌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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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자산전략부장은 고인플레이션 시대에는 인컴형 자산에 복리로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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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하반기 환율은 어떻게 보는지요? 환율이 떨어져야 주가가 반등을 할텐데요.

A :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무역 적자가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의 원인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그동안 원자재 가격이 높다고 꼭 원화가치가 떨어졌던 것만은 아닙니다. 이번 사이클의 특징은 대중 무역 흑자 폭이 감소하고 있다는 거죠. 지금까진 우리 경제가 아파트 8층에서 떨어지면 3층 높이에 쿠션(대중 무역 흑자)이 있었던 반면 이젠 중국이 자국 업체를 통해 중간재를 공급받으면서 쿠션에 바람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국민연금이나 개인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늘면서 외화가 빠져나가고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환율은 1200~1300원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Q : -고환율ㆍ고물가가 앞으로 디폴트(기본값)가 된다는 말씀이신지요?

A : "이제 고환율과 고인플레이션은 상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고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는 정책이 금리인상인데, 이는 가계 부채로 연결되기 때문에 강성으로 쓰긴 힘들어요. 결국은 국내에서 직접 생산을 늘리고 투자를 활성화해야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법인세를 깎아주면서 기업의 투자를 늘리는 정책을 쓰게 되는 거죠."

Q : -3고(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가 상시화된 시기에 앤짱이는 어떤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A : "처음 얘기한 대로 미국은 고용지표가 상당히 좋습니다. 코로나로 외국인은 빠져나갔는데 물류난과 운송비 부담으로 국내 투자를 늘리다 보니 생산직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굉장히 늘어났어요. 일할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임금 상황은 상당히 오래 지속할 걸로 보여요. 국내도 마찬가지입니다. 삼겹살 집에 가면 삼겹살을 구워주는 사람이 없어요. 그만큼 인력이 귀하고 임금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시기가 도래를 한 거죠. 내 월급의 가치가 높아지고 이자율이 높아진 시기엔 숏 듀레이션(단기 회수) 전략이 필요합니다. 월급으로 인컴형(배당ㆍ이자) 자산에 복리로 투자하길 권합니다. 특히 회사채는 3개월에 한 번씩 이자를 주는 복리형 상품이죠. KT나 KT&G 같은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도 인컴형 투자에 해당합니다. 결국 열심히 일해서 월급을 인상하는 게 가장 좋은 투자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제가 너무 꼰대인가요? (웃음)"

이 기사는 7월 27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소개해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김경진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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