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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전국 '코로나19' 현황

확진자 급증하는데…‘백신·치료제·거리두기’ 마땅한 묘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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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6일 서울 시내의 편의점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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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26일 브리핑에서 “현재 유행 상황에서 사적 모임 인원이나 시간 제한 같은 일률적인 제한 조치는 유행을 통제하는 효과가 없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9만9327명)가 석 달여 만에 10만 명에 육박했지만, 정부가 통제 중심의 국가 주도 방역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백 청장은 “치료제와 병상 확보, 그리고 취약시설 특별관리 등 맞춤형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정부 주도로 해서 시간이나 인원을 제한하면 효과가 많이 감소한다”며 “일상 회복을 지속하기 위해선 지속 가능한 방역정책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국민이 2년 반 동안 쌓아온 경험에서 취득한 지혜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공동으로 ‘재유행 극복을 위한 국민행동수칙’도 발표했다. 수칙의 골자는 외출과 만남 줄이기, 마스크 착용·손 씻기 등 개인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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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에 대해 일부 방역 전문가는 “다른 대응책이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거리두기 대책에 지나치게 선을 그었다”고 지적했다. 가장 효과적이라고 꼽히는 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였는데 질병청이 지나치게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의 경우 이미 전 국민의 65%가 3차 접종까지 마친 상황이어서 유인책이 큰 의미가 없고, 먹는 치료제는 복용 금기 약물이 많아 일선에서 적극적인 처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의 지적이다. 질병청은 코로나19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106만2968명분 중 현재까지 사용된 건 약 30만 명분(지난 22일 기준)이라고 밝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의 역학적 특성이 갑자기 바뀌지 않기 때문에 방역 대응책도 새로운 것이 나오기 어렵다”며 “지금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책을 꺼내자는 건 아니지만, 너무 단호하게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염 확산이 이어지고 위중증·치명률이 높아져 사회적으로 피해가 커지면 결국 거리두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국민에게 이 부분을 미리 인지시켜 놓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엄 교수는 “국민과 미리 약속해 놓으면 나중에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 없이 바로 적용해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정부 주도의 거리두기를 도입하기 어려운 건 정부 말대로 효과가 없다기보다는 사회·경제적 피해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당장 사적 모임이나 시간 제한까지는 아니더라도 감염 위험이 높은 워터밤이나 풀파티 등 행사라도 막는 정도의 노력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유행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7월 3주 주간 확진자가 전주 대비 8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4주간 주간 확진자 수를 비교하면 5만9000명(6월 5주) →11만1000명(7월 1주)→23만 명(7월 2주)→42만 명(7월 3주)으로 ‘더블링’되고 있다. 한 사람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감염재생산지수(Rt)는 1.54로 직전 주(1.58)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4주 연속 1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1 이상이면 유행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유행 확산을 견인하고 있는 BA.5 변이 검출률은 56.3%(해외 유입 포함)로 집계됐다. 해외 유입을 제외한 국내 감염 사례에서는 49.1%를 기록해 우세종화(50% 이상)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우세종이 될 전망이다. 이날 위중증 환자 수는 168명으로, 지난 6월 2일(176명) 이후 54일 만에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고 1주일 전(19일 91명)과 비교해도 1.84배로 늘었다.

사망자는 직전 일과 같은 17명이다. 주간 단위로 보면 7월 셋째 주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144명으로 전주 대비 102.8% 증가했고, 사망자는 127명으로 22.1% 증가했다. 7월 1주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가 48명, 사망자 수가 62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중환자 전담치료병상은 이날 기준 21.8%의 가동률을 보여 아직은 여유가 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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