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월)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16년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쓰였던 논문 조작…업체들 ‘불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양전자단층촬영(PET)으로 본 알츠하이머 환자(A)와 정상인(B)의 두뇌 모습./조선DB



알츠하이머 발병 원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주요 연구 중 하나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뇌 속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베타(Aβ)가 쌓여 알츠하이머 치매가 생긴다는 가설의 근거가 됐던 논문이다. 이 가설을 활용해 근거해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외 제약사들에게도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2006년 네이처에 발표된 미국 미네소타대의 알츠하이머 연구 결과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논문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Aβ*56를 발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논문은 미국 바이오회사 카사바사이언스(Cassava Sciences)가 개발하던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기반이 됐다. 매튜 슈래그(Matthew Schrag) 미국 밴더빌트대 교수는 카사바사이언스 치료제의 안정성, 유효성에 의심을 품고 조사하다가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된 논문이 조작된 데이터와 이미지를 사용했다는 게 밝혀졌고, 다수 과학자가 이를 증언했다고 사이언스는 전했다.

알츠하이머는 치매 원인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논란이 된 논문은 지난 16년간 약 2300여 건 인용되는 등,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됐다.. 제거되지 못한 Aβ 단백질이 플라크(plaque) 형태로 쌓이면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해 뇌 신경 세포를 손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수많은 국내외 제약사가 Aβ 단백질을 표적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젠은 지난해 Aβ를 없애주는 방식의 첫 치매 치료제인 아두카누맙 시판 허가를 받았다. 아두카누맙은 허가 이후에도 유효성 논란을 일었다. 스위스 로슈도 임상시험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국내 바이오기업 중에선 젬백스, 아리바이오, 디앤디파마텍, 차바이오텍, 메디프론 등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이들 제약사는 단일 기전이 아니라 다중 기전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