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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칩4, 가입제안이라 하기 어려워"…'8월시한'도 동의못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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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필요하면 우리 주도로 내용 만들어 협력해야" 강조

IPEF 관련 "美, 내년 APEC 정상회의 전 성과 내려는 것으로 판단"

연합뉴스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하는 한미 정상
(평택=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지난 5월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정부가 최근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동맹, 이른바 '칩4'에 한국이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에 대해 "가입 제안이라고 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의견을 나타냈다.

참여 여부 확답을 요청받은 상황이 아닌데다가 아이디어 수준의 논의 교환이 마치 뚜렷한 실체가 있는 '동맹'으로 해석되는 것에 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출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을 만나 한국의 칩4 참여와 관련해 이같이 답하고 칩4에 대해 투자 촉진, 우리의 해외 시장 진출 측면에 초점을 맞춰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공급망 교란이 가져오는 여파가 크기 때문에 공급망 안정을 위해 어떤 게 최선인지를 다양하게 검토하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정부가 답변 시한을 설정했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답변 시한이) 한 달밖에 안 남았다고 하는 것도 특별히 긍정 시인을 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필요하면 우리의 생각에 따라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내용을 만들어 협력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평상시에도 공급망 안정을 위해 다양한 협의 채널을 통해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는 자세로 해석된다.

또 중국 정부가 칩4에 대해 견제 시선을 보내는 상황을 고려해 관련 논의를 무리하게 전개할 경우 향후 중국과의 공급망 협상에서 우리의 자율성이 제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1일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공급망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마찰을 우려하며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외교를 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칩4에 대한 성격을 배타적, 개방성 중 어떤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며 "어떤 협의체에 들어가든 기본적으로 우리는 개방 체제에 의존하는 국가로서 특정 배타성 협의체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지난 5월 공식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구체화 시점을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개최 전후로 예상했다. 미국은 내년 APEC 의장국이다.

당국자는 "딱히 합의한 사항은 없다"면서도 "내년에 미국에서 APEC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때문에 미국이 이에 맞춰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IPEF 본격 협상 전 어떤 내용으로 협상을 할지 사전 논의 단계라며 "원래 목표는 여름에 협상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은 IPEF 내 4개 의제(무역, 공급망, 탈탄소 및 인프라, 탈세 및 부패 방지)에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의제별 성격과 향후 협상 방향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첫 번째 의제(무역)의 경우 구속성이 강한 수준으로 진행 가능성이 있어 우리로서는 이해관계자들의 우려와 반대도 많은 것 같다"며 "두 번째 의제(공급망)는 조기 경보 시스템 대응 부분과 우리가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자원, 핵심 광물 협력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가 관심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세 번째 의제(탈탄소 및 인프라)는 장기적인 전망이 필요하다"며 "네 번째 의제(탈세 및 부패 방지)는 미국 재무부, 법무부의 관심이 크다"고 부연했다.

관세 인하, 미국 시장 접근 등 IPEF 참여로 개발도상국이 원하는 인센티브 제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의 정치 사정상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개도국에 어떤 인센티브를 줄 수 있을지가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그는 최근 미국과의 공급망 협력 과정에서 중국과의 마찰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지에 대해 "지금까지도 중국이 굉장히 우선해 한국에 협조를 많이 진행해왔기 때문에 불확실한 공급망 불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14일 진행한 국장급 한중 경제협력 종합점검회의에서도 중국 쪽이 공급망 교란 가능성에 대해서는 채널을 수시로 열고 지원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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