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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코인왕' 머스크도 손절? 테슬라, 비트코인 1.2조원 내다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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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보유 비트코인 75% 2분기에 처분
지난 5월 닥친 '암호화폐 겨울'과 겹쳐
"머스크가 관련 업체들 파산시킨 격"
머스크 "비트코인 보유는 사이드쇼"
한국일보

지난 16일 싱가포르에 있는 테슬라 서비스 센터 간판 모습. 싱가포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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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에서 '큰손'으로 알려진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보유했던 비트코인 가운데 75%를 지난 2분기 동안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진행된 테슬라의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2분기(4∼6월)에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9억3,6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매각했다. 이 수익금은 실적 보고서에서 "디지털 자산 판매 수익"으로 분류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상하이 공장 봉쇄 등으로 인한 부담을 고려해 현금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는 잔여 비트코인은 약 2억1,800만 달러로 추산된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대량 매도 시점은 '테라·루나 사태'가 촉발한 암호화폐 시장의 대세 하락(크립토 윈터) 시점과 겹친다. 앞서 국제투자은행(IB) 바클리즈는 테슬라가 암호화폐 보유로 4억6,000만 달러의 평가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전혀 매각하지 않을 것이란 전제하에 내놓은 예측치였다. 테슬라 입장에선 손실이 더 커지기 전에 빠르게 비트코인 비중을 줄이는 "현명한 투자"를 한 셈이다.

머스크, 지난해부터 "비트코인은 환경 파괴" 주장




한국일보

도지코인(왼쪽)과 일론 머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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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암호화폐의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암호화폐 시장의 옹호자였던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의 행동은 '배신'으로 받아들여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급락으로 인해 헤지펀드 '스리애로우캐피털(3AC)' 등이 파산한 사실을 지목하며 "결국 머스크가 3AC를 파산시킨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머스크는 "테슬라는 (현재) 도지코인은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번 대량 매각은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머스크는 같은 자리에서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는 '사이드쇼의 사이드쇼(여흥)'라고 발언해, 테슬라가 비트코인 재매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테슬라와는 별개로 머스크 개인이 암호화폐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머스크는 암호화폐 시장에 우호적인 인물이지만, 비트코인 지지자들과는 지난해부터 관계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5월, 그는 테슬라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한 차량 구매 결제를 중단하면서 "비트코인을 채굴하면서 막대한 전기가 소모되고, 그만큼 화석연료도 많이 쓰여 환경을 해친다"는 이유를 댔다. 그해 12월엔 그가 따로 지지하고 있던 도지코인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보다 '거래 화폐'로서는 잠재력이 더 높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번 실적발표에서도 "암호화폐는 여전히 지속 가능한 환경 대응에 부적절하다"며 암호화폐 시장의 '과도한 전력 소비'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에 비트코인 지지자들 사이에선 "투자 사기꾼(머스크)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줄어들었으니 오히려 떨어진 비트코인 가격에는 호재"라는 반응도 나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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